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 추석 연휴 기간 미국 증시는 금리와 유가 부담 속에서도 AI 관련 기대가 살아나며 낙폭을 줄였다. 지난 23~25일 다우지수는 0.1%, S&P500지수는 0.3%, 나스닥지수는 0.6%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0.2% 내렸다.
연휴 초반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중동발 유가 급등이 증시를 압박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4일 장중 5.2% 수준까지 올랐다. 그러나 25일 마이크로소프트의 에이전트 AI 출시로 관련 투자 기대가 되살아났다. 미·중 정상회담과 미·이란 실무협상 기대에 유가도 하락 전환하며 증시는 반등했다.
이번 주 시장의 관심은 미국 장기금리 향방에 쏠릴 전망이다. 10년물 금리가 단기간에 5%에서 5.2% 부근까지 상승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 수준뿐 아니라 상승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가장 주목할 지표는 다음 달 2일 발표되는 미국 9월 비농업 고용이다. 시장은 신규 고용이 10만4000명 늘어 8월 증가폭인 16만2000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고용이 예상대로 둔화한다면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를 낮추고 장기금리 상승세를 진정시키는 재료가 될 수 있다.
30일 발표되는 미국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확인해야 한다. 시장은 근원 PCE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4%로 전월 3.3%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금리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실적이 금리 불안을 상쇄할 변수로 꼽힌다. 10월 1일 발표되는 한국의 9월 수출은 3분기 실적 기대를 가늠할 지표다. 이달 1~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3%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259.4% 급증했다. 이러한 흐름이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반도체와 전력기기 등 AI 관련 수출주의 실적 기대를 높일 수 있다.
미국 9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중요하다. 특히 제조업 가격지수와 전자제품·전기장비 업종의 AI 수요 관련 언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AI 관련 제품의 공급 병목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설비투자 확대가 실제 수요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반도체주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이벤트는 마이크론 실적이다. 한국시간 10월 1일 국내 증시 개장 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 눈높이는 이미 높아져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당시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500억달러로 제시했다.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도 86%에 달했다. 이번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 속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에이전트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도 관심사다. AI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면서 추론 연산량이 늘고 서버 증설과 D램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마이크론이 실적 발표에서 관련 수요와 메모리 가격에 어떤 전망을 내놓는지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심리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마이크론 실적과 한국 수출 지표가 같은 날 발표되는 만큼 반도체주의 단기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이어 미국 고용지표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 후반 시장의 움직임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AI 투자 확대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다. 코스피는 2.71%, 코스닥은 2.10%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기관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코스피는 7000선을 회복했다.
결국 이번 주는 금리와 실적이 증시 방향을 놓고 경합하는 구간이다. 미국 고용과 물가가 장기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동시에 마이크론 실적과 한국 수출이 AI 반도체 수요의 지속성을 확인해줄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