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고 커피 한잔…동래온천이 ‘스탬프 여행지’로 다시 뜬다

입력 2026-09-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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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온천 중 5곳 이용하면 커피 한잔…온천·커피·대학이 만든 새로운 로컬 여행법

▲동래온천 스탬프투어 맵 (사진제공=싸이트브랜딩)
▲동래온천 스탬프투어 맵 (사진제공=싸이트브랜딩)

‘목욕하러 가는 동네’였던 동래온천이 ‘여행하는 동네’로 변신을 시도한다.

부산의 대표적인 목욕·사우나 문화 콘텐츠 기업 매끈연구소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모모스커피, 경성대학교 글로컬문화학부가 동래온천을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묶었다.

온천 한 곳을 찾아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온천을 돌고, 지역 커피를 마시며 온천장 일대를 경험하는 이른바 ‘온천 여행’을 만들어낸 것이다.

세 기관은 한국온천협회 동래지회 소속 12개 온천업소를 중심으로 ‘동래온천 스탬프투어 맵’을 공동 기획·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방식은 간단하다.

참여 온천 12곳 가운데 5곳 이상을 방문해 입욕한 뒤 스탬프를 받으면 된다.

스탬프를 모두 모아 모모스커피 온천 본점에 패스포트를 제시하면 오늘의 커피나 아메리카노, 티 가운데 한 잔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온천을 즐기고 커피로 마무리하는 단순한 동선이지만, 그 안에는 동래온천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광 방식이 담겼다.

한 곳에 머무는 온천이 아니라 여러 공간을 연결하는 온천이다.

‘12곳 중 5곳’…온천장을 여행 코스로

이번 스탬프투어에 참여하는 온천은 금천파크온천, 녹천온천, 대성관온천, 동방온천사우나, 만수온천, 반도온천, 벽초온천, 허심청, 현대온천, 녹천호텔, 호텔농심, 킹호텔 등 모두 12곳이다.

각 업소의 위치와 주요 동선을 표시한 맵도 함께 제작했다.

목욕탕을 개별 업소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래온천 일대 전체를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묶은 것이다.

스탬프를 모으려면 최소 5곳을 찾아가야 한다.

방문객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온천장 골목과 주변 상권을 걷게 된다.

온천을 이용하고 다음 온천으로 이동하고, 다시 커피를 마시며 쉬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 된다.

동래온천이 가진 가장 큰 자산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런 ‘집적성’이다.

오랜 역사와 온천업소가 밀집한 공간이 도심 한가운데 남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 자산은 각각의 목욕탕과 호텔 단위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를 하나의 콘텐츠로 묶었다.

동래온천이라는 이름 아래 각각의 온천을 연결하고, 그 사이에 지역 브랜드와 대학의 콘텐츠를 넣은 것이다.

때수건 들고 온천장 한 바퀴

스탬프투어 패스포트는 지난 1일부터 모모스커피 온천 본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매끈연구소의 때수건이 포함된 패키지로 가격은 5000원이다. 운영기간은 내년 2월 28일까지다.

▲스탬프 패스포트에 스탬프를 찍고있다. (사진제공=싸이트브랜딩)
▲스탬프 패스포트에 스탬프를 찍고있다. (사진제공=싸이트브랜딩)

짧은 기간에 소비하는 이벤트성 관광상품과 달리 비교적 긴 기간 동안 운영되는 것도 특징이다.

부산 시민은 물론 부산을 여러 차례 방문하는 관광객이 시간을 두고 동래온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모모스커피가 결합했다.

온천에서 땀을 빼고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은 특별한 조합이 아니다.

하지만 동래온천에서는 의미가 달라진다.

모모스커피 온천 본점 자체가 동래온천이라는 지역 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온천과 지역의 커피 브랜드가 같은 생활권 안에서 하나의 경험으로 묶인다

최근 부산에서는 목욕탕과 사우나가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로컬 문화로 소비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대학생들이 동래온천을 다시 읽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경성대학교의 참여다.

이번 스탬프투어 맵은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학생들과 매끈연구소가 함께 동래온천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를 콘텐츠로 제작한 결과물이다.

지역의 오래된 자산을 외부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포장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지역을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찾아 콘텐츠화했다.

김주현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교수는 “동래온천은 지역의 문화콘텐츠로서 매우 흥미롭고도 훌륭한 자산”이라며 “학생들이 참여해 동래온천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콘텐츠로 제작한 결과가 이번 스탬프투어 맵으로 이어진 만큼 지역과 대학이 함께 만드는 좋은 산학협력 사례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 최고 수준인데 젊은 세대에겐 낯설었다”

김성국 한국온천협회 회장(금천파크온천 대표)은 동래온천의 과제로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꼽았다.

김 회장은 “동래온천이 역사와 수질 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임에도 그동안 젊은 세대의 방문을 이끌기 위한 노력이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스탬프투어를 계기로 부산 시민은 물론 부산을 찾는 관광객과 외국인 방문객들이 동래온천의 매력을 더욱 가깝게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래온천이 가진 경쟁력과 실제 관광객이 느끼는 경험 사이에 간극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사람이 찾아오고, 머물고, 주변을 돌아보고, 다시 방문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번 스탬프투어는 바로 그 ‘방문 이유’를 만들어보려는 시도다.

안지현 매끈연구소 소장은 “전국에서 보기 드문 도심형 온천장의 매력은 와보지 않으면 모르는 부산의 대표적 관광명소의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다”며 “이 스탬프투어를 시작으로 세계인을 맞이하기 위한 전략적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모스커피 전주연 대표도 “모모스커피는 부산의 로컬 문화에 대한 강한 애정을 가진 브랜드”라며 “온천 본점이 자리한 동래온천 일대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더 넓혀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동래온천을 어떻게 다시 팔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시 경험하게 할 것인가.

오래된 온천과 젊은 대학생, 지역 커피 브랜드와 목욕문화 콘텐츠 기업이 그 답을 찾기 위해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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