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롯데·로젠도 요구안…업계 전반 확산
주 5일제·소득보전 맞물려 비용구조 변수로

개정 노동조합법 2·3조(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택배기사들의 원청교섭 요구가 주요 택배사로 확산하면서 물류업계 노사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택배노조와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은 가운데 배송시간과 주 5일제 등 택배기사의 노동조건 중 어디까지 원청 교섭 대상에 포함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7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전국택배노동조합은 15일 첫 원청교섭 상견례를 진행했다. 개정 노조법 시행 첫날인 3월 10일 단체교섭을 요구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2020년 3월 처음 CJ대한통운에 교섭을 요구한 시점부터 따지면 6년 6개월 만에 실제 원청교섭 절차가 시작됐다. 양측은 29일 2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교섭의 관건은 택배기사의 개별 노동조건에 대한 원청의 지배·결정권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다. 택배기사들은 대부분 원청 택배사가 아닌 개별 집배점과 위수탁계약을 맺고 근무하는 구조다. 이에 그동안 원청 택배사는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택배기사와의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을 둘러싼 기존 분쟁에서는 △배송상품 인수시간 단축 △집화상품 인도시간 단축 △1인당 1주차장 보장 △주 5일제·휴일 △수수료 인상 등이 교섭 의제로 제시됐다. 배송·집화시간처럼 원청의 터미널 운영과 물류 시스템에 직접 연결된 사안부터 택배기사의 근무일수와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까지 포함됐다.
특히 주 5일제와 야간배송 노동시간 단축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소득보전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배송일이나 노동시간 감소가 택배기사의 수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기존 소득을 유지하는 방안까지 논의될 경우 택배 수수료를 비롯한 원청의 비용 부담과도 연결될 수 있다.
원청교섭을 둘러싼 법적 지형도 달라졌다. 대법원은 7월 구 노조법을 적용해 CJ대한통운의 원청 교섭 의무를 인정한 2심 판결을 파기했다. 반면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은 직접 근로계약이 없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 향후 배송시간·수수료·근무일수 등을 둘러싼 교섭 범위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물류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교섭 요구가 CJ대한통운을 넘어 다른 주요 택배사로 확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을 상대로도 원청교섭 요구안을 마련한 상태다. CJ대한통운에서 시작된 원청교섭이 다른 택배사로 이어질 경우 택배업계 전반의 노사관계와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원청과의 교섭에서 핵심 요구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