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유동성 해법 된 PRS…주가 하락 땐 정산 리스크 '부메랑'

입력 2026-09-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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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포스코·SK, 계열사 지분 기초자산 삼아 조달 러시
부채로 안 잡혀 재무 개선 효과…주가 하락땐 차액 보전 부담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계열사 지분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왑(PRS) 거래를 유동성 확보 통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장부상 부채 비율을 늘리지 않고 거액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대규모 정산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적 위험도 상존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화솔루션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보통주 254만5624주를 PRS 방식으로 처분해 2998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매각으로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율은 기존 49.57%에서 29.00%로 축소됐다.

대기업들의 PRS 활용은 이미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DX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PRS 거래를 통해 약 2조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보유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 보통주 3643만 4963주를 NH투자증권 등 5개 금융회사에 넘기며 2조185억원을 확보했고, 포스코DX 보통주 2338만 5917주는 NH투자증권 등 4곳에 4817억원에 매각했다. SK 역시 올 2월 SK바이오팜 지분을 활용해 약 1조2500억 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PRS 창구로 몰리는 주된 배경에는 급등한 회사채 발행 금리가 자리 잡고 있다.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일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감당해야 할 이자 비용이 급증했고, 조달 시장의 변동성마저 커져 전통적인 채권 발행을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가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다.

이같은 국면에서 PRS는 매력적인 대체재로 떠올랐다. PRS는 기업이 보유 주식을 금융기관 등 거래 상대방에 매각한 뒤, 계약 종료 시점의 주가 변동분을 사후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특히, 차입금이나 회사채 발행은 장부상 부채로 계상돼 부채비율을 끌어올리고 신용도에 악영향을 주지만, PRS는 형식상 주식 처분 구조를 띠기 때문에 회계상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회사채 금리 급등 속에서 이자 부담을 줄이고 재무제표 훼손 없이 즉각적인 유동성을 수혈받을 수 있는 우회로로 꼽힌다.

하지만, PRS는 기초자산 주가 향방에 따른 가격 변동 리스크를 기업이 온전히 떠안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계약 만기 시 주가가 기준 가격보다 상승하면 차익을 돌려받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하락분만큼의 차액을 기업이 거래 상대방인 금융사에 고스란히 현금으로 메워줘야 한다. 주가가 급락할 경우 사실상 기업의 현금 유출을 초래하는 잠재적 채무로 돌변하는 셈이다.

특히, 만기 도래 시점에 증시 전반의 침체나 해당 업종의 부진으로 주가가 기대치를 밑돌 경우, 유동성 확보를 위해 택했던 수단이 오히려 재무적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이나 핵심 사업 영위에 지장이 없는 비주력 보유 자산을 활용해 숨통을 틔우려는 움직임"이라면서도 "장부상으로는 부채가 아니더라도 향후 주가 하락 시 거액의 정산 손실을 짊어질 수 있는 만큼 실질적인 우발채무 성격의 재무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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