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변경·사업 지연 반복한 1차 이전…비용 6456억 늘었다 [공공기관 이전의 청구서]

입력 2026-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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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기간 최초 계획보다 평균 28.6개월 늘어
매각·지원 지연에 16곳 4735억 차입…이자 343억
"2차 이전, 대체재원·수도권 잔류 규모 미리 정해야"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 확정을 앞둔 가운데 1차에서 나타난 반복적인 계획 변경과 사업 지연, 이에 따른 재정 부담을 줄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차 이전 당시 부동산 매각이 지연돼 차입금 이자를 떠안은 기관이 적지 않았고 이전 이후에도 수도권행 셔틀버스와 수도권 조직 운영이 이어졌다.

22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제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 성과와 시사점’에 따르면 분석 대상 105개 기관은 최초 승인 이후 지방이전계획을 평균 2.6차례 변경했다. 사업 기간은 최초 계획보다 평균 28.6개월 길어졌다. 계획 변경과 행정절차 지연, 이전 재원 부족, 관계기관 협의 장기화 등이 사업 지연 요인으로 꼽혔다.

계획 변경 과정에서 이전비용은 6456억원 불어났다. 최초 이전계획에 반영된 비용은 8조5340억원이었지만 최종 변경계획에서는 9조1796억원으로 증가했다. 기관당 평균 62억원 늘어난 셈이다.

사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공사비가 올랐고 차입금 이자까지 증가했다. 기존 청사와 토지를 팔아 신청사 건립비를 마련한 기관은 부동산 처분이 지연될수록 차입 규모와 이자 부담이 커졌다. 종전부동산 처분 지연이 사업 일정과 재무 부담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대표적이다. 충북 진천 이전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옛 청사를 매각해야 했지만 부지 일부가 개발제한·도시계획시설·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를 받았다. 매각 공고는 42차례 유찰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전체 이전비용 797억원 가운데 652억원을 빌렸고 이자로 151억원을 냈다.

종전부동산 매각이나 국비 지원이 늦어져 자금을 빌린 기관은 16곳이었다. 차입 규모는 총 4735억원, 이자비용은 343억원이다. 자체 재원이 부족한 기관일수록 부동산 매각 일정에 사업 전체가 좌우됐다.

직원 정착에는 장기간 비용이 들었다. 미혼·독신자를 포함해 산정한 가족동반이주율은 2025년 말 71%로 정부 목표인 75%에 미치지 못했다. 수도권행 셔틀버스를 현재 운행하거나 과거 운영한 기관은 60곳이며 2010~2025년 누적 투입액은 1990억원이다.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고도 수도권 기능을 유지한 기관이 절반에 가깝다. 예산정책처 세부 현황표상 105개 기관 가운데 47곳이 수도권에 인력이나 시설을 운영한다. 일부 기관은 업무상 수도권 거점이 불가피하지만 지방 본사와 수도권 조직을 함께 운영하는 기관은 양쪽의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를 부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2차 이전계획을 세울 때 종전부동산 매각이 지연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체 재원이 부족한 기관에는 매각 위탁 방식을 확대하고 처분이 늦어질 경우 활용할 재원 조달 방안도 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지민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기관별 종전부동산 처분과 임대차 계약, 재원 조달 방안 등을 계획 단계부터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사를 옮긴 뒤 수도권 조직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이려면 잔류 기능과 인력 규모를 계획 단계에서 정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 잔류 인력 비중이 과도한 기관은 사업 특성과 잔류 필요성을 따져 적정 규모를 심의·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본사 기능을 먼저 옮길 수는 있지만 직원과 기존 사업 관계망이 함께 이전하고 사업 모델이 바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방 이전은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단계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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