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0일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예산과 관객, 인건비 수치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직접 공개했다. 추 지사가 제시한 '관람객 1인당 약 29만원'은 2026년 영화제 전체예산 40억원을 경기도가 집계한 2025년 관람객 1만3760명으로 나눈 수치다.
그런데 영화제 측은 같은 2025년 관객을 올해 2월 경기도의회에 4만여명으로 공식 보고했다. 같은 해 관객을 놓고 약 2만6000명 차이가 난다.
20일 이투데이가 추 지사의 SNS 공개자료와 경기도 설명, 경기도의회 공식 회의록을 대조한 결과, 두 숫자는 각각 공식 자료에서 확인된다. 다만 2025년 관객 4만여명의 항목별 구성과 경기도가 제시한 1만3760명과의 정확한 집계범위 차이는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 추미애가 공개한 숫자…40억 중 도비 31억
추 지사가 함께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영화제 본예산은 40억원이다. 도비가 31억원으로 전체의 77.5%를 차지하고, 티켓 판매와 후원·협찬 등 자체 수입은 1억1100만원으로 2.8%다. 경기도가 이날 언론에 제공한 수치와 같다.
관객은 2025년 기준 유료 6663명과 무료 7097명 등 모두 1만3760명이다. 추 지사는 이를 토대로 전체 관람객 기준 1인당 약 29만원, 유료 관람객 기준 약 60만원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인건비도 공개했다. 경기도는 비상근 집행위원장과 정규직 10명, 전문인력 60명 등 모두 71명의 인건비에 연간 14억원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 40억원을 1만3760명으로 나눈 '29만원'
'1인당 약 29만원'의 계산 과정은 단순하다.
2026년 전체예산 40억원을 2025년 관람객 1만3760명으로 나누면 1명당 약 29만1000원이다. 유료 관람객 6663명만 적용하면 약 60만원이다.
다만 여기서 사용한 40억원은 경기도가 지원하는 도비 31억원이 아니라 영화제 전체예산이다.
도비 31억원만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전체 관람객 기준 약 22만5000원, 유료 관람객 기준 약 46만5000원이 된다.
예산과 관객의 기준연도도 다르다. 40억원은 2026년 예산이고 1만3760명은 2025년 관람객 실적이다.
연도를 2025년으로 맞춰도 계산값의 폭은 크지 않다. 영화제가 2025년 2월 도의회에 보고한 당시 전체예산은 39억700만원이었다. 전문인력운영 6억5000만원,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3억1000만원, 영화제 개최·운영 17억6500만원, 법인운영비 10억400만원 등이 포함됐다.
39억700만원을 1만3760명으로 나누면 약 28만4000원, 유료 관람객 6663명으로 나누면 약 58만6000원이다.
결국 두 수치를 비교할 때 확인해야 할 핵심은 예산액보다 관객을 어디까지 포함해 집계했느냐다.
△ 같은 2025년…도는 1만3760명, 영화제는 4만여 명
2월6일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록에는 영화제 측의 2025년 성과보고가 남아 있다.
장해랑 당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관객 수는 4만여명으로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좌석점유율과 고객만족도도 3년 연속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4만여명은 도의회가 자체 계산한 숫자가 아니다. 영화제 측이 자신의 2025년 성과로 도의회에 보고한 수치다. 1만3760명은 경기도가 20일 유료 6663명과 무료 7097명으로 나눠 공개한 관람객 수다.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어느 한쪽 숫자가 잘못됐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두 숫자가 달라질 수 있는 단서는 과거 도의회 기록에서 확인된다.
2023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장 당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총 관객을 극장 상영객만으로 보면 안 된다며 개막식과 공연·이벤트 참여자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당시 업무보고에서도 비극장 프로그램 운영으로 전체 관객이 늘었고, 상영관 유료관객은 별도의 성과로 보고했다.
영화제가 전체관객과 극장관객을 구분해 관리해온 전례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영화제가 올해 2월 보고한 2025년 4만여명에도 2023년과 같은 기준을 적용했는지는 공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 독스쿨만 6만2000여 명…연중 사업도 별도 운영
영화제의 사업 범위는 극장상영에 그치지 않는다.
2월 업무보고에는 개·폐막식과 부대행사, 비극장 상영, 제작지원·산업 프로그램, 기획상영회와 공동체상영,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등이 함께 제시돼 있다. 특히 청소년 온라인 프로그램 '독스쿨'에는 2025년 6만2000여명이 참여했다고 별도로 보고했다.
다만 독스쿨 참여자가 관객 4만여명에 포함됐다는 내용은 회의록에 없다. 이 숫자를 4만여명과 합치거나 포함관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2026년 40억원의 구성도 도의회 기록에서 확인된다.
오동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은 7월 20일 도의회 업무보고에서 전체예산 40억원 가운데 사업비 27억7100만원, 법인운영비 10억8700만원, 예비비 1억4200만원이라고 보고했다. 올해 다큐멘터리 제작지원금도 3억1000만원 편성됐다.
따라서 40억원 전액이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을 받는 데 투입되는 예산은 아니다. 경기도의 '1인당 29만원'은 영화제 전체 사업예산을 도가 제시한 관람객 수로 나눠 산출한 지표다.
△ 인건비 14억원…정규직 10명 급여만은 아니다
인건비 역시 대상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경기도가 제시한 연간 14억원은 비상근 집행위원장과 정규직 10명, 전문인력 60명 등 모두 71명의 인건비다.
장 당시 집행위원장은 2월 도의회에서 정원 10명의 인건비가 전체 예산의 약 28%라고 설명했다. 영화제 운영 과정에서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의 임시직을 뽑아 운영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14억원을 정규직 10명의 급여로 볼 수는 없다. 경기도가 제시한 14억원은 정규직 외 전문·단기 인력 등을 포함한 전체 인건비다. 정규직과 단기인력에 각각 얼마가 들어가는지는 현재 공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운영 효율 문제는 이전 도의회에서도 제기됐다. 장 당시 집행위원장은 같은 2월 회의에서 온라인 플랫폼 '다큐보다'가 비용과 비효율성 문제를 지적받은 뒤 연중 상시 운영에서 필요한 시기에 가동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 서울 15개 영화제 10억3000만원…경기도가 비교했지만 사업 범위는 달라
경기도는 다른 지역 영화제와의 지원 규모도 비교했다.
도는 DMZ영화제 한 곳에 도비 31억원을 지원하는 데 비해 서울시는 15개 영화제에 모두 10억30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인천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올해 예산이 6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금액만 놓고 보면 경기도의 DMZ영화제 지원액이 서울시가 제시한 15개 영화제 지원액 합계의 약 3배다.
다만 비교 대상이 같은 성격의 돈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경기도가 비교에 쓴 DMZ영화제 예산에는 행사 개최비뿐 아니라 법인 운영비 10억8700만원과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3억1000만원이 함께 들어 있다. 상설 법인을 두고 연중 사업을 운영하는 구조다.
영화제마다 조직 형태와 사업 기간, 제작지원·산업·교육사업 포함 여부, 상근인력 운영 방식이 다르다. 지원금 총액만으로 비용효율성을 같은 기준에서 견줄 수 있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서울시와 인천시가 제시한 금액에 각각 어떤 항목이 포함됐는지는 이날 공개된 자료에 나와 있지 않다.
△ 도비 31억→24억4700만원… 행사는 줄었지만 감액안은 미의결
관객과 운영비 논쟁과 별도로 예산 감액 과정도 도의회에서 쟁점이 됐다.
경기도는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영화제 도비를 31억원에서 24억4700만원으로 6억5300만원, 약 21.1% 줄이는 안을 제출했다. 영화제는 도의회의 최종 의결 전에 이 감액안을 기준으로 일부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
최규진 경기도의원은 7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심사에서 아직 의결되지 않은 감액안을 사실상 확정 예산처럼 적용한 과정을 질의했다. 다음날 공개된 도의회 자료에서는 공표된 상금 감액 문제도 제기됐다.
추경안 처리는 결국 18일 마무리되지 못했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제39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추경안 심의는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집행부와 의회의 판단 차이가 컸다고 설명하면서 "추경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의회에만 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도의회는 조례안 등 145건을 처리한 뒤 본회의를 정회했고 추경안은 처리하지 못했다.
한편, 이번 공방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광주에서 청년 영화인들과 만나 경기도의 영화제 축소 운영을 '계약 파기'에 빗대 비판하고, 경기도가 도비 의존도와 관객 실적, 인건비 등을 공개해 지원 조정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어졌다.
현재 공개자료를 종합하면 경기도가 비용을 설명할 때 사용한 2025년 관람객은 1만3760명이고, 영화제 측이 2월 도의회에 보고한 같은 해 관객은 4만여명이다. 과거 도의회 기록에서는 영화제가 전체관객과 극장관객을 구분해 설명한 전례도 확인된다.
다만 2025년 4만여명의 항목별 산출내역과 1만3760명과의 정확한 집계 차이, 연간 인건비 14억원의 인력유형별 세부내역은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