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노벨상 받을 수 있을까”⋯노벨상 수상자 3인에게 물었다

입력 2026-09-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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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
노벨상 수상자가 보는 ‘AI가 바꿀 과학의 미래’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노벨상 수상자 3인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노벨상 수상자 3인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인간이 미처 풀지 못한 문제를 AI가 찾아내고 가설부터 설계, 실험까지 수행해서 엄청난 발견을 했다면 AI가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2024년 데미스 하사비스, 제프리 힌턴 등 AI 연구자들이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촉발된 이같은 질문은 최근 오픈AI가 100년 가까이 풀리지 않았던 수학 난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 참여한 노벨상 수상자 3인은 이같은 질문에 대해 각기 다른 답변을 내놨다. △크레이그 멜로 메사추세츠대학교 챈 의과대학 교수(2006년도 노벨생리의학상)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국립대학교 교수(2011년 노벨물리학상) △데이비드 맥밀런 프린스턴대학교 교수(2021년 노벨화학상)는 이날 기자들과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멜로 교수는 “생리의학에서 혁신적인 발견이 이뤄지고 신약이 개발돼 인류가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 인류와 AI 모두의 승리”라며 “노벨상은 대단한 발견을 기리기 위해 있는 것이고 AI가 더 많은 발견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슈미트 교수는 “실제 현실화되기에는 먼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AI가 그렇게 할 수 있게 된다면 과학계에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며 “지금의 답변은 ‘아니요’이지만 그때쯤에는 노벨상의 의미에 대한 질문부터 제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맥밀런 교수는 “두 의견에 모두 동의하지만 가상의 시나리오는 사실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신약이 발견됐다 하더라도 누군가 ‘내가 AI에게 시킨 거야’라고 말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I 발전이 과학 연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슈미트 교수는 ‘가속기 역할을 하는 굉장히 똑똑한 비서’라고 표현했다. 그는 “천문학 분야에선 페타바이트 수준의 수많은 관측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연구자가 핵심 질문에 도달할 수 있게 돕는다”며 “AI는 인류가 마주한 중대한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 자체로 인류에게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AI의 등장이 과학적 발견과 연구방식을 바꾸면서 인간 과학자에게 남는 역할이 무엇인지도 화두로 떠올랐다. 맥밀런 교수는 “AI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 과학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변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학자들이 새로운 도구를 창의성을 동원해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AI 시대의 공공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멜로 교수는 “AI의 사용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제약한다기보다 오히려 창의성을 더욱 발현시켜줄 것이라 본다”며 “AI 사용을 제한하는 건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니며 AI로 인한 빠른 변화 속에서 AI와 잘 상호작용하는 학생들이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미트 교수는 본질적으로 지금의 교육과 AI 시대의 교육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를 잘 사용하는 법뿐만 아니라 글쓰는 법과 수학 등 기초적인 학문에 충분히 통달해야만 AI를 통제권 가지고 다룰 수 있다”며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을 학생들이 심층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1살 딸과 이러한 논의를 굉장히 많이 한다고 밝힌 맥밀런 교수는 “기초적인 지식은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는 외주화가 가능할 수도 있다”며 “학문 분야에 대해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는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매년 12월 10일을 전후로 스웨덴 현지에서 개최되는 학술행사인 ‘노벨위크 다이얼로그’의 해외 특별행사다. 한국에선 2017년, 2023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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