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신축보다 기존 임대시장 살려야”…비아파트 대책 전환 제안

입력 2026-09-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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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월세 전환에 청년·서민 주거비 부담 확대
개인 임대인에 보증금 보호 등 의무 부과 제안
등록임대제 정비하고 세제·금융 지원 연계해야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민간임대차시장 정상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천상우 1000tkddn@)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민간임대차시장 정상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천상우 1000tkddn@)

전세의 월세 전환과 비아파트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축 공급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기존 중저가 민간임대주택이 안정적으로 거래·공급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개인 임대인의 공급 기능을 인정하되 임대료와 보증금 보호 의무를 부과하고 이에 맞는 세제·금융 지원을 연계하자는 제안이다.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은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민간임대차시장 정상화 방안’ 토론회 발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차규근·윤종오·김남근·이용선·한창민·황운하 의원실과 경실련이 공동 주최했다.

조 위원장은 서울 주택시장이 강남권·한강벨트 중심의 고가 아파트 시장과 다가구·연립·단독·오피스텔 등 중저가 시장으로 나뉘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민간임대차의 상당 부분이 중저가 주택시장에서 이뤄지는 만큼 아파트 공급 확대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조 위원장에 따르면 서울 다가구·연립의 전세 비중은 2019년 68.8%에서 올해 37.2%로 낮아졌고 오피스텔 임차거래의 80% 이상은 월세로 이뤄지고 있다. 전세사기 이후 비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전세의 월세 전환까지 빨라지며 청년과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아파트 시장의 해법으로는 신규 공급보다 기존 주거지 관리가 강조됐다. 조 위원장은 “약정매입임대를 중단하고 비아파트 매입에 투입되는 공공재원을 주차장과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등 저층주거지 인프라 확충에 활용해야 한다”며 “중저가 주택을 공급하는 개인 임대사업자에게 사회적 역할을 부여하고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존 비아파트를 안정적인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 임대인의 시장 진입과 퇴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금처럼 보증 기준과 금융·세제 규제가 복합적으로 적용될 경우 신규 임대인 유입이 줄면서 기존 주택의 거래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 감소의 원인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졌다. 주제발표 이후 열린 패널토론에서 강희창 한국임대인연합 대표는 보증 기준 강화와 금융규제가 비아파트 임대시장의 자금 순환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전세가 사라지는 것이 정말 시장의 자연스러운 선택인지, 아니면 제도가 전세를 사라지게 만들고 있는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며 “등록한 임대인에게는 일정 기간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임대료 증액기준을 지키며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는 명확한 의무를 부과하면 된다”고 말했다.

기존 등록임대사업자 제도와 다른 방식의 대안도 제시됐다. 장석호 공인중개사는 신규 계약부터 일정 수준 이하로 임대료를 받는 임대인에게 세제 인센티브를 주는 ‘한국형 표준임대인·표준임대료’ 제도를 제안했다.

장 공인중개사는 “강제 사항이 아니고 표준임대료 적용 의무화가 아니라 임대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보유세에 대한 감세는 최소화하고 양도소득세에 한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되 표준임대료 적용기간에 따라 혜택을 누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전세 자체를 제도권 금융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은 전세를 “‘없애야 할 변칙’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제도’로 접근해야 한다”며 전세보증금을 정식 금융부채로 인정하고 세입자의 전세대출과 임대인의 부채를 각각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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