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노동조합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에 반발해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돌입한다.
무보 노조는 29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무보 노조는 이번 회견에서 무보의 지방 이전이 초래할 실질적인 국익 손실과 수출금융 전반의 경쟁력 약화 문제를 강도 높게 제기할 예정이다.
현재는 단독 추진 중이지만 타 금융 공공기관 노조와의 연대 의사에 따라 공동 개최나 위원장 연대사 참여 등 투쟁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노조 측은 핵심 이전 반대 이유로 '수출금융 생태계와의 물리적 단절'을 꼽는다. 최근 글로벌 인프라 및 플랜트 수주전은 단순 시공을 넘어 금융 조달 능력이 낙찰을 좌우하는 'EPCF(설계·조달·건설·금융)' 방식으로 진화한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수억 달러의 거액을 낮은 금리로 조달하려면 무보를 필두로 시중은행, 글로벌 IB, 법률·회계 자문사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실시간 정보 공유와 대면 협상이 필수적"이라며 "무보가 금융 거점을 떠날 경우 이러한 유기적 협업 체계가 무너져 대미 투자를 비롯한 글로벌 대형 수주전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동성이 부족한 신흥국 바이어에게 장기 결제 구조를 제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무역보험의 '안전망'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 역시 노조의 주요 반대 논리다.
수출 선진국들이 공적수출신용기관을 자국의 경제·금융 중심지에 두는 것도 이러한 집적된 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일본(NEXI·도쿄), 영국(UKEF·런던), 프랑스(Bpifrance·파리) 등은 철저히 실리를 따져 금융 거점에 기관을 잔류시켰다. 특히 일본은 과거 대대적인 공공기관 이전 추진 당시 '도쿄 일극 체제 완화'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핵심 고객사와의 공조를 위해 NEXI를 도쿄에 남겨두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박홍철 무보 노조위원장은 "엔진은 모든 관련 부품이 효율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곳에 장착돼야 하듯, 무보를 수출금융 생태계에서 떼어내는 것은 수출 지원 동력에 큰 공백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