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시 배경에 “민주주의ㆍ인권 등 보편적 가치”
中, 후계자 인정 외교 지렛대 활용 가능성에 선제 대응 제언
USCC 공식 입장과 구분⋯한미 협의 여부는 미확인

보고서를 집필한 마이클 시퍼 산카라스트래티지스 소속 저자는 15일 본지의 서면 질의에 보고서에서 명시된 ‘한국(Korea)’이 대한민국을 뜻한다고 확인했다.
USCC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위탁보고서 ‘달라이 라마의 계승: 지정학적 함의와 미 의회에 대한 정책 제언’은 미국이 한국ㆍ일본ㆍ호주ㆍ유럽연합(EU)ㆍ영국 등 유사 입장국과 협력해 중국이 자국이 선정한 차기 달라이 라마 후보에 대한 인정을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시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퍼는 한국을 공조 대상국으로 명시한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사상·양심·종교의 자유 등 보편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외교정책에 깊이 헌신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가까운 동맹이자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차기 달라이 라마 인정 문제에서 국제사회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제14대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 선정이 단순한 종교 문제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지정학적 경쟁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달라이 라마인 텐진 갸초는 지난해 7월 차기 환생자를 인정할 유일한 권한이 달라이 라마 사무실 격인 가덴 포드랑 트러스트에 있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이를 즉각 거부했다.
이 보고서는 향후 가덴 포드랑 트러스트와 중국 정부가 각각 별도의 제15대 달라이 라마 후보를 내세우면서 국제사회의 승인을 둘러싼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이 자국이 선정한 후보에 대한 인정을 제3국과의 보다 포괄적인 외교·경제 협력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은 가덴 포드랑 트러스트가 선택한 후계자만을 인정할 것임을 공식 기록에 남기고 그 약속을 중심으로 더 광범위한 국제 연합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취해야 할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한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위원회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한국 국민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보고서의 분석은 후계 문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역학이 이미 작동하기 시작했으며, 인권과 사상·양심·종교의 자유를 중시하는 국가들이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며 “환생은 전적으로 종교적 사안이며 현 달라이 라마와 가덴 포드랑 트러스트가 승인한 절차를 통해 확인된 후계자만 차기 달라이 라마로 인정돼야 한다는 점, 티베트인이 종교ㆍ문화ㆍ달라이 라마 계승 문제를 포함해 자결권을 가진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는 것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차기 달라이 라마 인정 문제를 놓고 한미 간 기존 또는 예정된 협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시퍼는 “위원회는 이 사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미국과 동맹·파트너 및 유사 입장국 사이의 더욱 심도 있는 대화와 협의를 촉진하기 위해 이 보고서를 지원했다”고 답했다.
USCC는 미ㆍ중 경제 관계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미 의회가 설립한 초당적 위원회다. 위원회 측은 “이번 보고서가 USCC 연구 실무 그룹의 요청으로 산카라스트래티지스가 작성한 위탁 연구 결과”라면서 “문서에 담긴 견해와 결론이 위원회나 개별 위원 등의 지지를 반드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