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터미널, 백화점·호텔·주거 품은 복합거점으로⋯'더 그레이트 광주' 속도 [광주 복합개발 리포트 ②]

입력 2026-09-1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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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변경·인허가 거쳐 착공 준비
터미널 지하화·2만㎡ 녹지 조성
"광천동 상권·주거 재편 기대"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신세계 옆. 가림막 너머로 넓은 빈 부지가 펼쳐져 있다. 유스퀘어 문화관 철거를 마친 자리로 그 오른편에서는 광주신세계가 영업 중이다. 아직 흙바닥이 드러난 상태지만 이곳은 향후 백화점 신관과 터미널 복합시설이 들어설 ‘더 그레이트 광주(The Great Gwangju)’ 프로젝트의 핵심 부지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곳은 광주신세계가 백화점 확장을 위해 확보한 옛 유스퀘어 문화관 자리다. 2024년 6월 문화관이 문을 닫은 뒤 철거가 진행됐지만 신관 착공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광주신세계는 2022년 현 백화점 맞은편 이마트와 옛 모델하우스 부지를 묶어 백화점을 확장 이전하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도로 선형 변경과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를 놓고 광주시와 협의가 길어졌고 2023년 도시계획·건축공동위원회에서도 보완 요구와 재심의 결정이 나오면서 사업 일정이 늦춰졌다.

이후 광주신세계는 사업 방향을 크게 틀었다. 이마트 부지를 활용하는 기존 계획 대신 유스퀘어 문화관과 종합버스터미널 일대를 함께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단순한 백화점 확장을 넘어 상업·문화·업무·숙박·주거 등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개발로 구상을 확대한 것이다.

사업계획 조정과 행정절차로 시간이 걸렸지만 최근에는 개발을 위한 기반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스퀘어 문화관 철거가 마무리된 데 이어 광주시와의 사전협상과 교통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착공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다.

오랫동안 개발을 기다려온 지역에서는 사업 진척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광주에서 30년 넘게 거주한 시민 A 씨는 “어렸을 때부터 개발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계속 미뤄지다 보니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며 “최근에는 사업이 가시화되고 광주시와 협약까지 맺은 만큼 이번에는 실제로 추진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더 그레이트 광주는 광주신세계와 유스퀘어 종합버스터미널 일대를 상업·문화·업무·숙박·주거·의료·교육 기능이 결합된 복합거점으로 재편하는 사업이다. 1단계에서는 백화점 신관 신축을 추진하고 2단계에서는 터미널 현대화와 함께 특급호텔과 공연장, 업무·주거복합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백화점은 2029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터미널과 특급호텔 등 주요 시설은 2033년까지 순차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노후 터미널은 지하화·수직화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이용객 편의를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터미널 지상부에는 약 2만㎡ 규모의 녹지공간도 조성한다. 터미널과 백화점을 새로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쇼핑·문화·숙박·업무 기능을 한데 묶어 광천동 일대를 체류형 복합거점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광주 시민 B 씨는 “광주는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갈 만한 실내 공간이 많지 않아 비가 오거나 날씨가 더우면 백화점을 찾는 가족들이 많다”며 “문화·체험시설이 늘어나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도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광천 터미널 복합 사업 조감도. (사진제공=광주신세계)
▲광주 광천 터미널 복합 사업 조감도. (사진제공=광주신세계)

광주신세계가 대규모 확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호남권 소비 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지역 유통 인프라도 자리 잡고 있다. 광주는 전남·전북 등 주변 지역의 소비까지 흡수하는 호남권 대표 광역 상권이지만 백화점 경쟁력은 다른 광역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역 1위 백화점인 광주신세계의 지난해 매출은 약 8200억원으로 전국 백화점 가운데 15위 수준이다. 롯데백화점 광주점도 운영 중이지만 점포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최근 전국 매출 순위는 40위권 초반에 머물고 있다.

지역 소비자들이 새로운 브랜드와 콘텐츠를 찾아 수도권이나 다른 광역시로 이동하는 이른바 ‘역외 소비’를 붙잡는 것도 과제다. 광주신세계는 신관 조성에 앞서 호남권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브랜드를 잇달아 유치하며 지역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

실제 영패션과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모은 ‘플레이스팟’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6% 증가했다. 올해 4월 호남권 최초 오프라인 매장으로 문을 연 무신사 스탠다드는 예상 매출의 146.6%, 케이스티파이는 130.3%를 각각 달성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구매 고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은 약 70%에 달했고 케이스티파이 역시 20·30대가 주요 고객층을 형성했다.

광주신세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단순히 유명 브랜드를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온라인에서 주로 접하던 브랜드를 직접 입어보거나 맞춤형 상품을 제작하는 등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제공해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스트리트 패션 큐레이션 매장 ‘EE플레이스’ 역시 예상 매출의 111.7%를 기록하며 신규 콘텐츠에 대한 지역 소비자의 수요를 확인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들어설 신관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광주신세계는 백화점 규모 자체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쇼핑과 문화·체험 기능을 결합한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터미널과 호텔, 공연장까지 연결되면 단순히 쇼핑을 위해 잠시 방문하는 상권을 넘어 머물며 소비하는 체류형 상권으로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더 그레이트 광주가 광천동 일대 주거·상권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천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아직은 개발이 눈에 보이지 않아 지역민들이 체감하는 기대감이 크지는 않다”며 “다만 광천터미널과 주변 재개발, 복합개발이 함께 완성되면 광천동 일대가 광주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지역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인근 공인중개사는 “광천터미널 쪽은 개발 움직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며 “챔피언스시티 분양과 더현대 광주 개발 등이 가시화되면서 광천동 재개발 등 주변 부동산에 대한 문의도 들어오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어 “현지 수요자들은 실제 공사나 시설이 눈에 보여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투자자 문의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 개발이 가시화될수록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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