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中-인도도 뭉치게 한 트럼프⋯브릭스 ‘반미 공통분모’로 결집

입력 2026-09-1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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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 18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악수하고 있다. (뉴델리(인도)/EPA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 18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악수하고 있다. (뉴델리(인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와 제재 정책에 맞서 중국과 인도, 러시아가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랜 ‘앙숙’이었던 중국과 인도는 관계 개선까지 나섰고, 비(非)서방 신흥국 모임인 브릭스(BRICS)는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한목소리를 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45쪽 분량의 공동성명인 ‘뉴델리 선언’을 채택했다.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일방적인 관세·비관세 조치,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무역을 더욱 축소하고 왜곡한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데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밀착이 두드러졌다. 7년 만에 인도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중국과 인도가 서로 지원하고 함께 발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양국이 “경쟁자가 아닌 협력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 양국은 국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한편 무역과 시장 접근성 개선, 인적·문화 교류 확대 등에 힘쓰기로 했다.

중국과 인도 관계는 2020년 히말라야 국경에서 발생한 유혈 충돌 이후 급격히 얼어붙었다. 당시 충돌로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졌다. 그러나 2024년 10월 양국이 국경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합의한 것을 계기로 해빙 분위기가 나타났고, 항공편과 비자 발급 등 교류도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인도 정부가 중국을 포함한 육상 국경 인접국으로부터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나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 외무부는 “두 정상은 양국 간 ‘특별하고 특권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소통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 등을 문제 삼아 인도에 대러 관계 축소를 압박해왔지만, 인도는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러시아와의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현재 약 700억달러(약 94조원)인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100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과 제재 정책, 미국이 주도하는 이란과의 전쟁이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브릭스 회원국에 공통분모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의 압박이 브릭스의 결속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내부의 이해관계 차이도 여전히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서방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가 브릭스를 ‘비서방’ 협력체로 규정하는 것은 ‘반서방’적인 의제를 가진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이 회원국으로 있는 브릭스 포럼에서 이질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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