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1조 투자에 주가 뒤늦게 꿈틀…엔진 달고 추세 반전할까

입력 2026-09-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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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편집 이미지. (아마자=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아마자=챗GPT)

1조원 규모의 엔진·소형모듈원자로(SMR) 생산시설 투자 발표에도 주춤했던 주가가 하루 만에 강하게 반등했다. 이번 반등이 단기 낙폭 만회를 넘어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증시에서 HD현대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5.62% 오른 47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49만1000원까지 오르며 전날 투자 발표 이후 나타난 주가 하락분을 만회했다

투자 발표 당일인 10일에는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장중 48만2000원까지 올랐다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전 거래일 대비 2.16% 내린 45만3500원에 마감했다.

회사는 발전용 중형엔진 생산시설에 8336억원, SMR 주기기 생산시설에 2386억원 등 총 1조722억원을 투자한다. 증설이 끝나면 중형엔진 생산능력은 연간 3기가와트(GW)에서 7.2GW로 두 배 이상 확대된다. 육상 발전용 엔진 생산능력은 0.7GW에서 4GW로 약 5.7배 증가한다.

증권가는 이번 투자가 HD현대중공업의 중장기 기업가치를 높일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단기 주가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후속 수주와 이익 전망 상향이 필요하다고 본다. 증설 효과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은 2028년 하반기다. 증권사들이 투자 발표 이후에도 기존 목표주가를 유지한 점은 엔진 증설 가능성이 주가와 실적 전망에 일정 부분 반영돼 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주가 부진에는 조선업종 전반의 수급 약화와 단기 모멘텀 공백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한미 함정사업 협력은 미국 의회의 관련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속도가 더뎌졌다. 3분기에는 원화 강세와 휴가철 조업일수 감소, 후판 가격 상승도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요 가시성도 높다.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한 데이터센터용 엔진 기반 발전설비는 총 1조5831억원, 1.684GW 규모다. 엔진 부문 전체 수주액은 약 35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 34억달러와 올해 목표 27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국가 전력망 보완과 원전 비상발전기, 파워십 등으로 엔진 수요처가 넓어지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가스터빈 공급 부족과 전력망 연결 지연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중형엔진의 수요와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이지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증설 과정에서 전력망 접속 지연과 가스터빈 공급 제약이 이어지면서 중속 발전엔진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공급자 우위 환경이 지속되면서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설 효과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은 2028년 하반기다. 신공장 가동률은 2028년 약 30%에서 2030년 100%로 상승할 전망이다. iM증권은 생산능력 1GW당 약 1조원의 매출과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예상했다. 수주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면 4조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대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용 엔진 매출이 2028년 1조원에서 2030년 3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8년 데이터센터용 엔진 영업이익은 3800억원으로 전사 영업이익의 약 7%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SMR 사업은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을 결정할 선택지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테라파워의 4세대 나트륨 냉각고속로 ‘나트륨(Natrium)’에 들어가는 원자로 용기와 구조물 등 주기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전용 시설의 연간 생산능력은 345메가와트(MW)급 원자로 2기분이다. 향후 구체적인 공급계약이 체결되면 조선과 엔진에 이어 원전 기자재 사업 가치까지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삼성증권 80만6000원, 대신증권 80만원, iM증권 86만원이다. 11일 종가와 비교하면 60~70%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다만 실제 주가로 이어지려면 발전용 엔진 추가 수주, 높은 수익성 유지, 신공장 가동률 상승이 순차적으로 확인돼야 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설 규모가 예상보다 크고 SMR 사업 진출 계획까지 포함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전력 사업 확장은 조선 업황이 둔화하는 시기에 실적 변동성을 낮추고 HD현대중공업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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