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생부터 경기도 산후조리비 못받는다…추미애, 35일전엔 “80억 미편성” 질타

입력 2026-09-1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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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21일 앞두고 발표…이틀 새 관련 청원 17건, “출산 준비는 10달 전부터 합니다”

“출산 준비는 10달 전부터 합니다. 예산 삭감은 한순간입니까.”

11월 첫 아이를 기다리는 한 예비아빠가 경기도에 던진 질문이다.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병원비와 산후조리원비, 기저귀 값까지 하나씩 계산해왔다는 그는 아이가 10월 이후 태어난다는 이유로 받을 것으로 생각했던 경기도 산후조리비 50만원에서 빠지게 됐다고 호소했다.

10월1일 이후 태어나는 아이는 현재 경기도가 발표한 기준대로라면 산후조리비를 신청할 수 없다. 출생 전에는 신청 자격이 없고, 태어난 뒤에는 사업이 끝나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출생아 1명당 50만원을 지급해온 산후조리비를 9월30일 신청분까지만 지원하고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9일 오전 7시. 신청 마감까지 불과 21일을 남긴 시점이었다.

발표 직후 출산을 앞둔 가정의 반발은 경기도청원 게시판으로 번졌다.

10일 이투데이가 경기도청원 게시판을 대조한 결과 9일부터 이날까지 산후조리비와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추가지원 종료에 반대하거나 이미 임신한 가정에 경과 조치를 요구하는 청원은 17건으로 확인됐다. 고양과 오산, 용인, 광명, 군포, 성남, 수원, 안양, 화성, 평택, 파주 등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내용의 청원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9일 고양을 대상지역으로 등록한 ‘경기도 산후조리비 기습 폐지 반대! 2026년 10~12월생 ‘끼인 아이들’을 구제해주십시오’ 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도지사 답변 기준인 1만명 동의를 넘어섰다.

10일 오후 9시54분 기준 참여자는 1만1152명이었다. 대표 청원은 ‘답변 대기’ 상태로 전환됐다.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 종료에 반대하는 대표 청원이 10일 오후 9시54분 기준 1만1152명의 동의를 얻어 도지사 직접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청원인은 10~12월 출산가정에 기존 지원을 적용하거나 별도의 경과조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기도청원 화면 갈무리)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 종료에 반대하는 대표 청원이 10일 오후 9시54분 기준 1만1152명의 동의를 얻어 도지사 직접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청원인은 10~12월 출산가정에 기존 지원을 적용하거나 별도의 경과조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기도청원 화면 갈무리)

청원인은 사업 종료 자체보다 이미 출산을 준비하고 있는 가정에 별도의 경과조치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출산 준비는 10달 전부터 합니다. 예산 삭감은 한순간입니까”라며 최소한 12월 31일까지 태어나는 아이에게 기존 산후조리비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연장이 어렵다면 10~12월 출산 가정이나 발표 당시 이미 임신한 가정에 별도의 구제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같은 요구는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됐다.

오산지역 청원에는 같은 2026년 출생아인데 태어난 시기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달라지는 데 대한 문제 제기가 담겼다. 용인에서는 이미 임신한 가정에 기존 지원 기준을 적용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고, 광명에서는 10월 쌍둥이 출산을 앞둔 가정이 경과 조치를 요청했다.

경기도 산후조리비는 출생아 수에 따라 50만원의 배수로 지급해 쌍둥이는 100만원을 지원한다.

관련 청원 17건의 참여 인원은 합산하지 않았다. 동일인이 여러 청원에 참여했는지 확인할 수 없어 단순 합산하면 실제 참여 인원보다 부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청원 게시판에 산후조리비와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종료를 재검토해 달라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와 있다. 이투데이가 9일부터 10일까지 게시물을 확인한 결과 관련 청원은 17건으로 집계됐다. 고양·오산·용인·광명·군포·성남·수원·안양·화성·평택·파주 등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요구가 이어졌다. (경기도청원 화면 갈무리)
▲경기도청원 게시판에 산후조리비와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종료를 재검토해 달라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와 있다. 이투데이가 9일부터 10일까지 게시물을 확인한 결과 관련 청원은 17건으로 집계됐다. 고양·오산·용인·광명·군포·성남·수원·안양·화성·평택·파주 등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요구가 이어졌다. (경기도청원 화면 갈무리)

논란의 핵심에는 기존 신청 구조와 새로 정해진 종료 시점이 있다.

경기민원24에 따르면 산후조리비를 신청하려면 부모 중 한 명이 출생일과 신청일 현재 경기도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해야 하며, 아이도 경기도에 출생 등록돼 있어야 한다.

기존 신청 기간은 출산일부터 출생일 기준 12개월 이내다. 온라인 신청 역시 출생신고를 완료한 뒤 가능하다.

현재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면 10월1일 이후 출생아는 태어나기 전에 미리 신청할 수 없고, 출생신고를 마친 뒤에는 사업이 종료돼 신규 신청이 불가능하다.

9월30일 이전에 태어난 아이도 아직 신청하지 않았다면 기존에 안내된 12개월의 신청기간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이달 말까지 신청해야 한다.

온라인 안내에도 정책 변경 전후 기준이 함께 남아 있다.

10일 경기민원24 산후조리비 페이지 상단에는 ‘2026.09.30까지 접수 가능’이라고 표시돼 있다. 그러나 같은 페이지 신청방법에는 여전히 ‘출산일~출생일 기준 12개월 이내 상시 신청’이라는 문구가 함께 안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과 35일 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산후조리비 예산을 직접 거론했던 발언이 다시 눈길을 끈다.

추 지사는 8월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며 민선 8기가 상당수 민생·필수사업의 올해 예산을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경기도가 공개한 마지막 3개월분 미편성 사업에는 노인장기요양, 소아응급책임의료기관 육성, 학교급식, 가족돌봄수당,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과 함께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 약 80억 원’이 포함됐다.

추 지사는 당시 예산 편성 상황을 두고 “그 대가는 민생 예산의 부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위기를 이유로 민생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반드시 확보해야 할 예산은 지키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8월5일에는 마지막 3개월분 약 80억원이 편성되지 않은 민생사업으로 거론됐던 산후조리비가 35일 뒤인 9월9일에는 종료 대상이 된 것이다.

도가 이날 내놓은 모자보건사업 재정비안에는 산후조리비 10~12월분을 추가 편성하는 대신 9월30일 신청분까지만 지원한 뒤 사업을 종료하는 내용이 담겼다. 도는 정부의 첫만남 이용권과 시·군 출산지원금 등 유사 지원제도가 정착·확대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예산을 둘러싼 도의 설명에서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 생겼다.

8월 5일 추 지사와 경기도 공식자료에서는 산후조리비를 포함한 일부 민생사업의 10~12월분이 애초 편성되지 않았고 산후조리비 미편성 규모가 약 8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원 종료 논란이 불거진 뒤 도 관계자는 산후조리비에 1년치 예산을 편성했지만 예상보다 출생아가 늘어 예산 소진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시·군별로 소진 시점이 달라질 경우 또 다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가용예산 범위에서 종료 시점을 정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8월에는 ‘마지막 3개월분 미편성’, 9월에는 ‘1년 치 예산 편성 뒤 조기 소진’이라는 설명이 각각 나온 상태다.

출생아 증가도 사업 종료 논란과 맞물렸다.

경기도는 9일 모자보건사업 재정비 자료에서 올해 6월 말 도내 출생아가 4만4368명으로 2025년 같은 기간 3만8158명보다 16.3% 증가했다고 밝혔다.

도는 난임시술비와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실적을 설명하면서 이 같은 출생아 증가를 ‘가시적인 성과’로 제시했다.

반면 산후조리비 종료 과정에서는 예상보다 출생아가 늘면서 예산 소진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설명이 나온 것이다.

추 지사의 후보 시절 메시지도 임신·출산 지원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

추 지사는 5월 10일 경기도지사 후보 인터뷰에서 ‘임산부 복지 원스톱 서비스’를 설명하며 임신·출산 지원을 받기 위해 당사자가 병원과 보건소, 행정기관을 따로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짚었다.

당시 그는 “이런 ‘작지만 반복되는 불편’을 해결하는 게 도지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5월 26일 발표된 복지·여성 종합공약에도 ‘산모 중심 원스톱 지원 확대’가 5대 복지공약 가운데 하나로 포함됐다. 추 후보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의 부담을 공공이 함께 나누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당시 공약에 현행 경기도 산후조리비 50만원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은 아니다. 임산부 원스톱 서비스 역시 이번에 종료되는 산후조리비와는 별개의 사업이다.

경기도는 저출생 지원 전체를 줄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은 올해 당초 660억원에 296억원을 추가해 956억원으로 확대한다. 2025년 464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에도 올해 970억원을 투입한다.

반면 산후조리비와 난임시술중단 의료비, 난자동결시술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추가형 등 4개 사업은 종료하거나 지원체계를 정비한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추가형은 기본형과 도 추가형, 시·군 본인부담금 지원 등 동일 사업 안에서 3단계로 운영되는 문제를 해소한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유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이번 모자보건사업 재구조화는 단순한 지원축소가 아니라 국가정책과의 연계를 통해 도민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모자보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대표청원은 이미 도지사 직접 답변 요건을 충족해 ‘답변 대기’ 상태다. 동의기간은 10월 9일까지다.

경기도 청원 운영기준에 따라 추 지사는 청원 성립일부터 30일 이내 직접 답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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