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 직후 AI에 생존 가능성 질문 정황…경찰, 계획범죄에 무게

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가 범행 직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차량에 두고 내리게 한 정황이 확인됐다. 피해자는 외부와 연락할 수단이 차단된 채 영하 20도 안팎의 냉동창고에 갇혔던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경찰과 MBC 등 보도에 따르면 카페 업주인 피의자는 3일 오전 피해자를 차량에 태워 카페로 데려간 뒤 냉동창고로 유인했다.
피의자는 창고에 들어가기에 앞서 피해자에게 “휴대전화를 밖에 두고 가자”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휴대전화 전원을 끄게 한 뒤 차량 대시보드 위에 놓도록 했다.
피해자는 피의자와 상품권 거래 문제로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이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라 사건 당일 처음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피의자는 “상품권이 창고에 있다”며 피해자를 냉동창고 안으로 데려간 뒤 혼자 빠져나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피해자의 가족은 같은 날 피해자가 귀가하지 않자 4일 오전 0시께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와 카페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동선을 추적했다.
경찰은 신고 약 14시간 만인 4일 오후 2시 36분께 파주시 문산읍에 있는 카페 냉동창고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냉동창고 출입문 부근에서 얼어붙은 상태로 발견됐다. 피의자는 시신 발견 5분 전인 오후 2시 31분께 서울 영등포에서 체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 피해자에게서 특별한 외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영하 20도 안팎의 냉동창고에 갇힌 것이 사망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피의자가 피해자를 감금한 직후 인공지능에 냉동창고 안에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취지의 질문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범행 전후 여러 차례 냉동창고를 드나든 사실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냉동창고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 카페 뒤편에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대형 화물차가 냉동창고를 싣고 들어와 내려놓은 뒤 약 5시간 만에 빈 차로 현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창고에서는 액면가 기준 수백억원 상당의 위조 백화점 상품권도 발견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위조 상품권을 이용한 사기를 벌이려다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냉동창고의 설치 목적에 관한 진술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위조 상품권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피해자를 감금하기 위해 창고를 준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이후에는 추운 곳에서 상품권을 확인하게 하면 피해자가 위조 여부를 꼼꼼하게 살피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가 실종 수사를 방해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는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과 두 차례 통화하면서 피해자와 헤어진 장소와 이후 행적 등에 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진술을 토대로 한때 실제 범행 장소와 무관한 지역을 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를 피유인자살해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을 사전에 준비했는지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끄게 한 점과 범행 직전 냉동창고를 설치한 점, 감금 직후 AI에 관련 질문을 한 정황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잔혹한 범행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온라인에서는 공분이 확산했고, 카페 상호와 함께 피의자의 이름과 얼굴 사진 등 신상정보까지 공개됐다.
범행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도 최소 3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자 유인과 위조 상품권 제작·유통 과정에 각각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