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개편해야”…공급 차질 땐 두부값 상승 우려

“오늘 저희 두부 제조업체가 생업을 뒤로 하고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공장을 돌릴 원료가 없습니다. 두부 원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입콩 재고는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두부 제조 중소기업들이 가공용 수입 대두 공급 부족으로 생산 중단 위기에 놓였다며 정부에 긴급 물량 공급과 수입제도 개편을 촉구했다. 업계는 지역별로 이르면 10월 초 공장 가동 중단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 6개 지역 연식품 협동조합은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공용 대두 공급 확대를 요구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두부공장의 연간 수입 대두 최소 필요량은 25만톤이지만 올해 정부 공급계획은 약 22만톤으로 3만톤가량 부족하다.
최선윤 강원특별자치도연식품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내일 필요한 물량을 오늘 주문한다”며 공급이 끊기면 곧바로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지역은 현재 확보한 원료가 10월 초께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지역도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1월 초에는 재고가 바닥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반복되는 공급난의 원인으로 현행 수입제도를 지목했다. 정부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수입 물량을 관리하고 공매 방식으로 공급하는 데다 2022년부터 단체별 쿼터를 설정하면서 필요한 원료를 추가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가공용 대두에 0% 할당 관세를 적용하고 수입이익금을 폐지하는 한편 실수요자 단체의 자율 직수입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산콩으로 부족분을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날 제시된 가격은 수입콩이 ㎏당 1400원대, 국산콩은 4700원 이상으로 3배 넘게 차이 났다. 수입콩은 지름 5㎜ 내외, 국산콩은 8㎜ 내외로 불리는 시간에도 1시간30분~2시간가량 차이가 나 혼합 가공 시 품질과 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검토한 혼합용 국산 대두 ㎏당 1600원 공급 방안도 업계는 실효성이 낮다고 본다. 수입콩 자체가 부족해지는 10월 이후에는 섞어 쓸 물량조차 없다는 이유다. 업계는 부족한 3만톤을 추가 공급하거나 국산콩을 수입콩과 비슷한 가격에 별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물가 부담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 이사장은 “수입콩보다 3~4배가 비싼 국산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지금 1000원 하는 두부 한 모를 3000~4000원에 팔아야 한다”며 “서민들의 밥상 물가가 올라가고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 선택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원 광주전남연식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금 두부 가공업계는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초유의 위기 상황”이라며 “정부의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 피해는 중소기업의 폐업과 서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