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발행 길 열었지만⋯토큰증권 금융사 의존 우려 부각

입력 2026-09-10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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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계좌관리 자기자본 40억원…인력·전산 비용도 부담
증권가, 기존 금융회사 중심의 발행·유통 인프라 형성 전망
투자계약증권 장외시장 일정 미정…상품 개발·발행 계획 변수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 서울사무소에서 개최한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3차회의에서 유관기관, 협회, 민간 전문가들과 지난 1차회의(’26.3.4일)와 2차회의(’26.5.15일)에서 세부 논의를 진행한데 이어, 3차 회의에서 지금까지의 논의 결과를 종합해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공개했다. (출처=금융위원회)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 서울사무소에서 개최한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3차회의에서 유관기관, 협회, 민간 전문가들과 지난 1차회의(’26.3.4일)와 2차회의(’26.5.15일)에서 세부 논의를 진행한데 이어, 3차 회의에서 지금까지의 논의 결과를 종합해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공개했다. (출처=금융위원회)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조각투자 스타트업의 독자적인 시장 진입이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금융기업의 직접 발행·계좌관리에 필요한 자본·인력 요건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데다 투자계약증권 유통 일정도 불투명해 사업 준비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9일 조각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두고 기존 금융회사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품 발굴과 투자자 모집을 넘어 증권 발행과 계좌관리까지 맡으려던 기업들이 진입요건과 유통 공백에 부딪히면서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은 비금융기업도 자신이 발행한 증권의 고객계좌를 개설·관리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금융위는 2023년 조각투자 사업자가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단독으로 사업을 영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자산과 현금흐름의 증권화를 뒷받침한다는 취지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등록 요건이 스타트업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 전자증권법은 자기자본을 10억원 이상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이를 40억원으로 설정하고 계좌관리·내부통제 전문인력 각 1명과 전산 전문인력 2명, 전산·보안 기준을 하위 법규에 반영할 방침이다.

자기자본은 누적 투자유치액과 달리 손실이 쌓이면 줄어든다. 투자를 유치했더라도 기준을 충족하려면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고, 인력·설비 확보 비용도 부담이다. 증권사를 통한 발행은 가능하지만 계좌관리 비용과 투자자 정보 확인 등에서 금융회사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과 전문인력 등 등록요건을 고려할 때 “발행인이 직접 계좌관리기관으로 진입하기보다는 증권사 등 기존 계좌관리기관의 인프라를 활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증권사와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가 토큰증권 발행·유통 인프라에서 주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동사업의 손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투자계약증권은 유통 경로도 과제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유통 근거는 마련됐지만 금융위는 보완 연구를 거쳐 장외거래소 인가단위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법 시행에 맞춰 거래시장이 열릴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조각투자 업계에서는 장외 유통시장 개설 일정이 불투명해지자 한국거래소 장내 상장을 검토하는 움직임도 나온다. 유통 경로에 따라 상품 규모와 판매 전략이 달라지는 만큼 기존 발행 계획도 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위는 고객 증권계좌 관리가 투자자 재산권과 직결돼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기자본 기준은 기존 투자중개업 등 계좌관리기관의 자본요건을 고려했다.

투자계약증권은 공유지분 이전과 발행사 파산 시 투자자 권리 보호 등을 추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 하위법규는 이달 말 입법예고와 의견수렴을 거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유통시장 개설 일정의 불확실성이 신규 상품 개발과 사업 확장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진단한다. 조각투자 업계 관계자는 “상품이 있든 없든 유통시장은 준비해줘야 한다”며 “언제 열릴지 알 수 없으면 상품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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