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물 여신→로코 여주⋯김혜준, 장르 넘나드는 '전투적' 연기 생활(종합) [인터뷰]

입력 2026-09-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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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준.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배우 김혜준.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총을 들고 적과 맞서던 배우 김혜준이 이번에는 사랑 앞에 섰다.

장르물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김혜준에게 tvN ‘최애의 사원’은 익숙한 이미지를 벗어나는 도전이었다. 첫 로맨틱 코미디를 앞두고 걱정과 부담도 컸지만, 작품을 마친 그는 “한 번 더 도전해봐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혜준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tvN 월화드라마 ‘최애의 사원’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애의 사원'은 최애를 보기 위해 입사한 팬 남다름(김혜준 분)과 아펠로 대표 강하기(강훈 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김혜준은 극 중 꿈과 사랑을 향해 씩씩하게 나아가는 남다름을 맡았다.

그동안 '킹덤', '구경이', '킬러들의 쇼핑몰' 등 장르물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선보여온 김혜준에게 남다름은 꽤 낯선 옷이었다.

김혜준은 "전 작품들로 인해 저에 대한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과연 제가 다름이라는 밝은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방송 후 걱정은 조금씩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그는 "다름이를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생겼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크게 들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한 번 더 도전해봐도 되겠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김혜준과 남다름의 싱크로율도 높았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에는 싱크로율이 가장 높은 것 같다"며 "다름이는 저보다 조금 더 씩씩하고 활발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김혜준이 바라본 남다름은 '오뚝이' 같은 인물이다. 그는 "과거의 상처도 있고 눈치도 보고 주눅도 들지만 결국 무너지지는 않는다. 금방 딛고 다시 올라오는 친구"라며 "저도 다름이를 연기하면서 대리만족을 했고 배울 점이 있어서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혜준은 자신 역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고 쉽게 상처받는 편이지만, 감정을 오래 끌고 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는 편”이라며 “그 생각에 계속 매몰돼 있으면 될 일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음에 더 잘해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첫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연기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김혜준은 “그동안 장르물에서는 감정을 절제하는 연기를 주로 했다면, 이번에는 감정을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밝고 통통 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과감하게 연기했다”며 “작게 표현할 수 있는 대사도 목소리를 키워 씩씩하게 전달하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표정도 마음껏 풀어놨다. 그는 "평소에도 손짓, 발짓이나 표정이 많은 편이다. 이번에는 그런 걸 묶어두지 말고 풀어놔 보자는 생각으로 자유롭게 연기했다"며 "'나 너무 귀여운 척하는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더 해도 된다고 북돋아 주셨다"고 웃었다.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간질거림 역시 정면 돌파했다. 김혜준은 "이런 장르는 오글거리는 맛에 본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인 연기만 하려면 다큐멘터리를 찍어야 하지 않나"라며 "시청자들이 로코에서 현실감만을 바라지는 않을 거로 생각했다. '오글거림에 내가 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말했다.

▲'최애의 사원' 스틸. (사진제공=tvN)
▲'최애의 사원' 스틸. (사진제공=tvN)

상대역 강훈에게는 고마움이 컸다. 김혜준은 "강훈 오빠는 주연 배우 중 연장자로서 중심 역할을 많이 해줬다. 현장 분위기도 잘 잡아주고 배려심도 정말 많았다"며 "현장에서 강훈 오빠를 싫어하는 사람은 진짜 없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차우민과의 호흡 역시 특별했다. 김혜준은 "강훈 오빠와 우민이가 둘이 너무 친해져서 '나 빼고 놀지 말라'고 질투하기도 했다"며 "나이 차이가 무색할 정도로 친해졌다"고 웃었다. 이어 "우민이에게는 집중력을 많이 배웠다. 제가 그 나이 때는 그렇게 못했던 것 같은데 본인이 해야 할 때는 무섭게 집중했다"고 칭찬했다.

촬영 자체는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다. 남다름의 시선을 따라 극이 전개되는 만큼 김혜준이 짊어진 책임도 컸다. 그는 "제 연기의 방향이 시청자들이 함께 바라보는 방향이 될 수도 있지 않나. 제가 삐끗하면 시청자들이 납득하지 못할 수도 있어서 다름이의 시선이 잘못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좋은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최애의 사원' 스틸. (사진제공=tvN)
▲'최애의 사원' 스틸. (사진제공=tvN)

'최애의 사원'은 실제 '팬심'을 아는 김혜준에게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여중ㆍ여고를 나왔다는 김혜준은 "안 좋아한 아이돌 그룹이 없었다"고 웃으며 "팬클럽 활동을 열정적으로 하는 성격은 못됐지만 마음의 방은 많았다. 한 사람을 집요하게 팠다기보다 여러 사람을 좋아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소녀시대 선배님들도 좋아했고 샤이니도 좋아했다. SM 계열을 좋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최애'로 두는 마음의 무게도 잘 안다. 김혜준은 "댓글이나 연락을 받으면 정말 큰 힘이 된다. 누군가가 저를 최애나 연예인으로서 좋아해 준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며 "그런 마음이 참 값지고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배우 김혜준.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배우 김혜준.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2026년은 김혜준에게 시청자의 사랑을 거듭 확인한 해였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에 이어 ‘최애의 사원’까지 연이어 공개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사랑을 많이 받은 해로 기억될 것 같다. TV 드라마도 오랜만에 했고 두 작품 모두 걱정했던 작품"이라며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는 시즌1만큼 좋은 작품이 되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부담이 있었는데 그 이상으로 사랑해주셨고, 로코도 사랑해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연기를 계속하게 만드는 힘에 대해서는 진지한 답을 내놨다. 김혜준은 "촬영할 때는 너무 힘들어도 성과 하나가 있으면 그 성취감 하나로 나아가는 것 같다"며 "잠깐이라도 누군가를 웃게 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만큼 숭고한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에서 성취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촬영 중인 차기작은 없지만 긴 휴식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김혜준은 “홍보 일정이 계속돼 제대로 쉬지는 못했고 평소보다 조금 늦잠을 자는 정도”라며 “올해 많이 모습을 보여드린 만큼 더 좋은 연기로 빨리 돌아오고 싶다. 앞으로도 전투적으로 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장르물을 주로 해왔지만 정작 평소에는 로맨틱 코미디를 더 즐겨본다는 것도 재미있는 대목이다. 그는 "장르물은 잘 안 보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장르물을 하면서 도파민을 터뜨리는 편"이라며 "장르물은 삶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걸 연기한다는 재미가 있고, 이번에 로코를 해보니 일상에서 느꼈던 것들을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다는 걸 제대로 느꼈다"고 말했다.

▲배우 김혜준.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배우 김혜준.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어느덧 데뷔 12년 차. 하지만 김혜준은 여전히 '편한 연기'는 없다고 했다. 그는 “연기에는 편한 순간이 없는 것 같다”며 “하면 할수록 다음 작품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도 익숙한 연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데 있다. 김혜준은 “이번 작품에서 기존과 상반된 모습을 처음 보여드리며 짜릿함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연기의 폭을 넓히고 싶다”고 밝혔다.

남다름과의 작별도 완전한 이별은 아니다. 그는 "드라마가 끝나고 바로 캐릭터에서 빠져나온 줄 알았는데 작품을 보면 다시 몰입하게 된다"며 "새로운 작품에 들어가면 슬슬 빠져나오는 것 같다. 그렇다고 버리는 게 아니라 언제든 열어볼 수 있는 보석함이 되는 것 같다. 다 제 자식 같다"고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김혜준은 "첫 로코라 걱정도 떨림도 많았는데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첫 로코를 '최애의 사원'이라는 작품으로, 다름이라는 사람으로 할 수 있어서 잊지 못할 좋은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시청자들에게 "다름이가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제가 '최애의 사원'이 된 것처럼 저희 드라마가 여러분의 '최애' 드라마 중 하나가 됐다면 정말 뿌듯하고 감사할 것 같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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