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게 부동산을 상속받은 지 오래됐다. 당시에는 상속세가 나오지 않아 별도의 감정평가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그 부동산을 팔려고 보니 상속 당시 낮게 평가됐던 금액이 취득가액이 되면서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상속 당시의 부동산 가치를 다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최근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판결 두 건을 같은 날 선고했다(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2두67357, 2025두32147 판결). 두 사건 모두 과세관청이 과거 결정한 상속재산가액을 이후 양도소득세의 취득가액으로 그대로 보아야 하는지가 문제됐다. 한 사건에서는 나중에 이루어진 감정평가액이, 다른 사건에서는 유사 부동산의 실제 거래가격인 비교매매사례가액이 쟁점이 됐다.
감정평가액이 문제된 사건에서 과세관청은 상속재산가액을 약 2억1600만원으로 결정했다. 당시에는 상속세가 과세되지 않아 상속인이 이를 다툴 이유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해당 부동산을 약 10억 원에 양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낮은 상속재산가액으로 양도차익이 커졌기 때문이다.
납세자는 상속 당시를 기준으로 한 감정가액 약 7억3000만원을 근거로 경정청구했다. 대법원은 소급감정이더라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평가돼 상속 당시 시가를 적정하게 반영한다면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른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과거 과세관청이 결정한 가액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금액이 향후 양도소득세의 취득가액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비교매매사례가액 등을 통해 상속 당시 시가가 확인된다면 이를 취득가액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상속 당시에는 상속세가 없어 재산가액을 다툴 이유가 없었더라도, 그때의 낮은 가액이 몇 년 뒤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반대로 과거의 결정가액이 있다고 해서 이를 바로잡을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소급감정이라고 해서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 당시 가격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반영한 것인지 등을 따져야 한다.
따라서 오래전에 상속받은 부동산을 처분하려 한다면 과거 신고서나 세무서 결정서의 금액만으로 세금을 계산하기 전에 당시의 시가를 입증할 다른 자료가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속 당시에는 별 의미 없어 보였던 부동산의 가격이 몇 년 뒤 내야 할 세금을 크게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경희 법무법인 세종 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