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시장 식어도 ‘찐팬’은 뜨겁다…한정판·고숙성 불티

입력 2026-09-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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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량 2년 새 26% 감소…시장 성장 둔화에도 고숙성·한정판 수요 지속
숙성·캐스크 등 차별화된 가치 강조…주류업계 ‘경험 소비’ 공략

▲부나하벤 위스키 제품 사진. (사진제공=캄파리코리아)
▲부나하벤 위스키 제품 사진. (사진제공=캄파리코리아)
위스키 시장이 ‘많이 사는 시대’에서 ‘골라 사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수입량은 2년 연속 줄었지만 고숙성·캐스크 스트랭스·한정판 등 희소한 제품에는 여전히 지갑이 열린다. 시장은 줄어도 소비자의 취향은 더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2만2582t(톤)으로 전년보다 17.7% 감소했다. 수입액도 2억2685만달러(약 3049억3177만원)로 9% 줄었다. 2023년 3만586t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수입량은 2024년 10.3%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시장 전체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프리미엄 제품은 오히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부나하벤이 올해 국내에 처음 선보인 ‘부나하벤 21년 캐스크 스트랭스’는 판매 시작 약 1시간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캐스크 스트랭스는 숙성 원액에 물을 넣어 도수를 낮추는 과정을 최소화하고 비교적 높은 도수로 병입하는 방식이다. 생산량이 제한적인 제품이 많아 위스키 애호가들의 관심도 높다.

주류업계도 달라진 소비 흐름에 맞춰 ‘취향’을 공략하고 있다. 단순히 고가 제품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숙성 연수와 캐스크, 생산 방식에 따른 차이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날 서울 성수동 캄파리코리아에서 열린 부나하벤 마스터 클래스에서도 이런 전략이 확인됐다. 스카치 위스키 업계 최연소 여성 마스터 블렌더인 줄리앤 페르난데스가 직접 나서 부나하벤의 숙성 과정과 캐스크별 특징, 블렌딩 철학 등을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제품을 시음하며 숙성 연수와 캐스크에 따라 달라지는 풍미를 비교했다.

▲서울 한남동 스페니시 레스토랑 가토스의 박대혁 총괄 셰프가 구성한 잿방어 세비체와 해산물을 채운 호박꽃 등 씨푸드 요리. (사진제공=캄파리코리아)
▲서울 한남동 스페니시 레스토랑 가토스의 박대혁 총괄 셰프가 구성한 잿방어 세비체와 해산물을 채운 호박꽃 등 씨푸드 요리. (사진제공=캄파리코리아)

미식 페어링도 마련됐다. 서울 한남동 스페니시 레스토랑 가토스의 박대혁 총괄 셰프가 준비한 잿방어 세비체와 해산물 요리에 위스키를 곁들이며 음식과 캐스크에 따른 풍미 차이를 경험하도록 했다. 부나하벤 관계자는 “최근 한국 소비자들은 유명 브랜드나 높은 숙성 연수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위스키를 경험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쉽게 접하기 어려운 캐스크나 한정판, 소량 생산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의 마케팅 방식도 제품 판매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마스터 클래스와 미식 페어링 등을 통해 제조 과정과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고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직접 찾아가도록 하는 전략이다. 시장의 양적 성장이 둔화한 만큼 세분화된 취향을 얼마나 공략하느냐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취향이 세분화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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