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은 국경 넘는데 관측·경보체계는 ‘단절’
WMO “초국경 데이터 교환·조기경보망 구축해야”

6일 미국 외교 전문매체 디플로맷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네팔·중국 티베트가 맞닿은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빙하와 암반이 붕괴하면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중국 티베트와 네팔을 덮쳤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빙하와 암반의 불안정성을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류에 있는 인도에도 홍수경보가 내려져 5000명이 대피하는 등 재난의 여파는 국경을 넘어 연쇄적으로 번졌다.
문제는 재난이 확산하는 속도를 국가 간 정보 공유와 조기경보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히말라야처럼 여러 국가가 하나의 산악지대와 수계를 공유하는 지역에서는 어느 한 국가의 정확한 예보만으로는 피해를 막기 어렵다. 상류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나 홍수 정보를 하류 국가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초국경 조기경보 체계가 피해를 줄이는 핵심이지만 관측망과 데이터 공유, 대응 시스템은 여전히 국경을 따라 단절돼 있다.
인도 경제·비즈니스 매체 라이브민트도 “이번 참사는 고산지대 기상관측과 이웃 국가인 중국과의 데이터 공유에 허점이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기상·기후 데이터 공유가 제한돼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피해가 가장 컸던 네팔의 주민들은 빙하·암석 붕괴가 발생한 지 약 40분이 지나서야 당국으로부터 휴대전화 경보를 받았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NDRRMA)의 다람 라지 우프레티 청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전 경고를 얻지 못해 5분의 대피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상류 또는 접경 고산지역에서 벌어진 기상·수문 변화를 중국 측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받을 수 있는 체계가 충분하지 않은 점을 토로했다.
이에 디플로맷은 “이번 사태는 단순히 또 하나의 히말라야 자연재해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면서 “히말라야·티베트 생태계를 단순한 환경적 공간이 아니라 초국경 기후·빙권 안보의 핵심 무대로 다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네팔·인도·부탄 등 히말라야 지역 국가와 이해관계자들이 빙권 자료 공유와 공동 과학 관측, 위성 기반 조기경보, 인프라 위험평가, 재난 대비를 아우르는 보다 촘촘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셀레스트 사울로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는 새롭게 나타나는 위험에 대한 지속적인 관측과 적시 감시에서부터 회복력 있는 관측망 구축, 위성과 현장 관측의 결합, 기상·수문 정보의 통합, 국경을 넘는 신속한 데이터 교환에 이르기까지 조기경보 가치사슬 전반의 허점을 메워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어 “새롭게 나타나는 위험을 더 일찍 감지해 하류 지역 주민들이 적시에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회원국 및 협력기관들과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