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이웅평, 15억6000만원 보상금 안 쓴 이유…“北 가족 위해 남겨”

입력 2026-09-0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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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귀순 당시 반공을 대표하는 인물로 대중의 큰 지지를 받았던 이웅평 대령. (출처=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983년 귀순 당시 반공을 대표하는 인물로 대중의 큰 지지를 받았던 이웅평 대령. (출처=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983년 북한 전투기를 몰고 귀순한 고(故) 이웅평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가 거액의 보상금을 평생 손대지 않은 사연이 공개됐다.

3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239회에서는 ‘기수를 자유로 돌려라, 북에서 온 이웅평’ 편으로 이웅평의 귀순 과정과 이후의 삶이 조명됐다.

북한 공군 대위였던 이웅평은 1983년 미그-19 전투기를 몰고 남한으로 귀순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전투기와 북한 군사 기밀을 제공한 대가 등으로 이웅평에게 15억600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당시 고급 아파트 약 78채를 살 수 있는 규모였다.

귀순 직후 이웅평은 북한 체제의 실상을 알리는 상징적 인물로 떠올랐다. 각종 강연과 행사에 초청되며 큰 관심을 받았고, 제작진은 당시 그의 인기를 ‘반공 아이돌’에 비유했다.

그러나 화려해 보였던 삶의 이면에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웅평은 정부에서 받은 15억6000만 원의 보상금을 평생 한 푼도 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귀순으로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피해를 봤을 것이라는 생각에, 언젠가 통일이 되면 가족을 위해 사용하겠다며 돈을 그대로 남겨뒀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귀순 이후 북한의 보복과 암살 가능성을 우려하며 생활했다. 결혼 후 마련한 신혼집에서도 정보기관이 설치한 도청 장치가 발견되는 등 감시 속에서 지내야 했다.

이웅평은 1984년 박선영 씨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아내 박 씨는 남편을 둘러싼 감시와 신변 위협 속에서도 함께 생활하며 그의 곁을 지켰다.

1997년 간경화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웅평은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앞두고는 “통일을 못 봤다”며 북한에 남은 가족과 고향을 향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은 성공했지만 이후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가족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죄책감은 더욱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웅평은 건강이 다시 악화해 2002년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통일 뒤 가족에게 보상금을 건네겠다는 바람도 끝내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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