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신상 127개 쏟아졌지만…자금 3분의 2는 ‘톱10’ 쏠림

입력 2026-09-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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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상장 1년 전보다 23% 늘어
톱10에 순자산 66% 몰려
절반 이상 500억 미만
유사 테마 난립에 양극화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몸집이 커지면서 신상품도 쏟아지고 있지만 자금은 일부 상품으로 쏠리고 있다. 올해 새로 상장한 ETF의 순자산 3분의 2가 상위 10개 상품에 집중된 반면 절반 이상은 순자산 5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인기 테마를 좇은 유사 상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ETF 시장의 흥행 양극화도 심해지는 모습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신규 상장한 ETF는 총 127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3종보다 23.3% 늘었다. 2024년 같은 기간 91종과 비교하면 2년 만에 39.6% 증가했다.

상품 수는 빠르게 늘었지만 순자산은 소수 상품에 집중됐다. 전날 기준 올해 신규 ETF 127종의 순자산은 총 29조301억원이다. 이 가운데 순자산 상위 10개 ETF가 차지하는 금액은 19조1197억원으로 전체의 65.9%에 달했다. 상위 5개 상품만으로도 14조4450억원으로 절반(49.8%)을 차지했다.

지난해 출시된 상품과 비교해도 쏠림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장된 ETF 103종의 현재 순자산 가운데 상위 10개 비중은 49.9%, 상위 5개는 36.0%에 그쳤다. 올해는 신상품 수가 늘어난 동시에 상위 상품으로의 순자산 집중도도 높아진 셈이다.

올해 흥행 상위권에는 반도체 관련 상품이 대거 자리했다.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의 순자산이 5조399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도 4조265억원에 달했다. 두 상품만 합쳐도 올해 신상품 전체 순자산의 32%를 웃돈다.

이 밖에도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순자산 상위 10종 가운데 8종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또는 반도체를 전면에 내세운 상품이다.

반대편에서는 몸집을 키우지 못한 ETF도 늘었다. 올해 신규 ETF 127종 가운데 순자산 100억원 미만은 21종이었다. 500억원 미만은 72종으로 전체의 56.7%를 차지했고 1000억원 미만도 86종으로 67.7%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장된 상품 중 현재 순자산이 500억원 미만인 ETF는 46종으로 전체의 44.7%였다. 1000억원 미만도 59종으로 57.3%를 차지했다. 현재 순자산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신규 상품에서 소규모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다.

운용사들의 인기 테마 선점 경쟁도 상품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신규 ETF 가운데 상품명에 ‘AI’가 들어간 상품은 19종, ‘반도체’는 16종, ‘우주’는 9종에 달한다. 일부 상품은 키워드가 중복된다. AI와 반도체, 우주·로봇 등 증시에서 관심이 커진 테마를 여러 운용사가 비슷한 시기에 상품화하면서 투자 수요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문제는 상품 수가 늘어나는 만큼 모든 ETF가 충분한 규모와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비슷한 기초자산과 테마를 추종하는 상품이 동시에 출시되면 선점 상품이나 대형 운용사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후발 상품은 규모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순자산이 작은 ETF는 장기적으로 상장 유지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신탁원본액과 순자산총액이 모두 50억원 미만인 ETF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해당 사유가 다음 반기 말에도 이어지면 상장폐지 대상으로 분류한다.

운용사 관계자는 “주목도가 높은 트렌드가 뜨면 상품 출시를 검토하게 되는데 비슷한 기초자산으로 겹치기도 한다”며 “다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상품 차별화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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