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후폭풍에 한화·삼성重 ‘소송 몸살’…수조원대 국제중재

입력 2026-09-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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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1.37조 손배 청구 받아
삼성重도 즈베즈다와 4.85조 분쟁
대러 제재 장기화에 법적 불확실성 지속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제공 한화오션·그래픽=김재영 기자 maccam@)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제공 한화오션·그래픽=김재영 기자 macca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어진 국제 제재가 국내 조선업계의 대규모 국제중재로 번지고 있다. 한화오션이 러시아 아틱 LNG 2(Arctic LNG 2)로부터 1조37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를 받은 데 이어 삼성중공업도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와 4조8000억원대 계약을 둘러싼 법적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은 아틱 LNG 2 LLC가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10억달러(약 1조3703억원) 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3일 공시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 6조1750억원의 22.2%에 해당한다. 중재 신청은 지난 1일 접수됐다.

아틱 LNG 2는 한화오션이 해지한 선박건조계약과 관련해 ‘스텝인 협약(Step In Agreements)’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측이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관련 통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사업상 손해가 발생했다는 취지다. 현재 10억달러는 세부 산출 내용 없이 제시된 금액으로, 신청인은 향후 청구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언급했다.

분쟁의 배경에는 대러 제재가 있다. 옛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 LNG운반선을 건조하고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금융 제재로 정상적인 대금 지급이 어려워졌다. 이에 계약 조건에 따라 건조계약을 해지했다. 일부 선박은 상당 부분 건조된 상태였으며 한화오션은 다른 선주에게 매각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왔다.

삼성중공업도 러시아 사업 관련 국제분쟁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 조선소와 체결했던 쇄빙 LNG운반선 10척과 셔틀탱커 7척의 기자재·블록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관련 계약 규모는 총 4조8525억원이다. 즈베즈다는 앞서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선수금 8억달러와 이자 반환을 요구했고, 삼성중공업도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 청구 절차에 들어갔다.

두 회사의 계약 구조는 다르다. 한화오션은 러시아 측 선주와 직접 선박건조계약을 맺은 반면 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에 선박 기자재와 블록을 공급하는 구조였다. 삼성중공업은 건조 중인 완성선이 남은 한화오션과 달리 이미 공급할 물량은 보낸 상태다. 다만 국제 제재로 정상적인 계약 이행이 어려워지면서 분쟁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같다.

국제중재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중공업 측도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며 단기간에 가시적인 결론이 나오기 어려운 사안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 역시 중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청구금액과 선박 처리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러 제재가 계속되는 한 과거 러시아 LNG 프로젝트가 국내 조선사들의 법률·재무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한화오션은 “중재신청서를 면밀히 검토 후 중재 절차에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며,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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