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사라진 존속합병…스팩 합병은 ‘소멸’ 대세

입력 2026-09-03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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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5곳 중 14곳 소멸합병…올해는 5곳 전부
법인격·사업자등록 유지 가능…기업 실무 부담 줄여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 시장에서 존속합병이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스팩 합병상장 기업의 90% 이상이 비상장기업을 존속시키는 소멸합병을 택한 데 이어 올해는 현재까지 존속합병 사례가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기존 사업회사의 법인격과 사업자등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실무상 이점이 소멸합병 쏠림을 굳히는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지에프아이, 엔비알모션, 보원케미칼, 케이피항공산업, 세미티에스 등 5곳은 모두 소멸합병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에도 스팩 합병상장 기업 15곳 가운데 14곳(93.3%)이 소멸합병이었다. 존속합병은 지슨 한 곳에 그쳤다. 2024년에 스팩상장 중 17건 중 1건만 존속합병이었다.

존속합병과 소멸합병의 차이는 합병 이후 어느 법인이 남느냐에 있다. 존속합병은 이미 코스닥에 상장된 스팩이 비상장기업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스팩은 남지만 실제 사업을 하던 비상장기업의 법인격은 사라진다.

반면 소멸합병에서는 스팩이 없어지고 비상장 사업회사가 존속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법인격과 사업자등록을 유지할 수 있어 합병 이후 금융기관이나 매출처, 협력사 등에 등록된 정보를 대거 변경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주요 거래처의 벤더 등록이나 각종 인허가를 다시 밟아야 하는 문제도 줄어든다.

스팩 합병 시장이 처음부터 소멸합병 중심이었던 것은 아니다. 소멸합병이 도입된 2022년에는 소멸합병 4건에 비해 존속합병이 13건으로 훨씬 많았다.

소멸합병이 대세로 굳어진 것은 한국거래소가 2022년 관련 상장규정을 정비하면서 비상장기업이 존속하는 합병 방식을 허용한 데 이어 세제상 걸림돌까지 해소되면서 기업의 선택지가 넓어진 영향이다. 과거 존속합병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제도적 이유가 줄어들자 상대적으로 실무 부담이 작은 방식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 소멸합병을 선호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며 “제도 도입 초기 스팩을 남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오히려 스팩을 없애고 실제 사업회사를 살리는 구조가 스팩 합병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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