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31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183회에서는 화려한 외모 뒤에 오랜 상처를 숨긴 아내와 그런 아내를 이해하지 못했던 남편, 이른바 ‘가면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아내는 새벽 3시부터 화장을 시작하고 잠을 잘 때도 화장을 지우지 않는다고 밝혔다. 머리카락 역시 30년 넘게 자르지 않았으며 수많은 핀과 두건 등을 이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해왔다.
아내가 맨얼굴을 감추게 된 배경에는 어린 시절의 상처가 있었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직접 만든 연고를 얼굴에 발랐다가 피부가 손상돼 목까지 이어지는 흉터가 남았고, 학창 시절에는 자신의 외모 때문에 친구들에게 외면받을까 두려워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아내는 19세부터 화장을 시작했다. 오은영 박사는 자신의 신체 일부에 있는 결함을 실제보다 크게 받아들이고 집착하는 ‘신체이형장애’를 언급하며 아내의 짙은 화장이 단순한 미용 목적이 아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 뒤 받은 상처도 이어졌다. 아내는 19세에 임신한 상태로 시댁에 들어간 뒤 시어머니로부터 얼굴 흉터 때문에 집안에 액운을 가져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시동생이 세상을 떠나자 시누이에게도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시댁 식구들이 잇따라 세상을 떠나면서 아내는 오랜 기간 자신 때문에 불행이 생긴 것은 아닌지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두려움을 견디기 위해 술에 의지하거나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을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부부 사이의 갈등도 드러났다. 아내는 과거 남편에게 폭력을 당한 뒤 큰소리가 나면 두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편은 상담 과정에서 “말로 설득해도 안 되면 맞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과거 폭력을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배우자에 대한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남편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러나 사전 상담 영상에서는 남편의 다른 모습이 공개됐다. 남편은 가장 걱정되는 것이 아내의 건강이라고 답한 뒤 눈물을 흘렸고, 가장 행복한 순간도 아내와 함께 일할 때라고 말했다.
이를 처음 확인한 아내 역시 눈물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온 ‘가면’을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남편에게는 아내가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안전기지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담 말미 남편은 아내에게 “흉터가 있든 없든 사랑한다”는 뜻을 전했다. 아내도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하며 32년 동안 제대로 꺼내지 못했던 서로의 속마음을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