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기술 빼돌리면 경제간첩으로 엄벌”

외국 기업에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한 산업스파이를 간첩죄로 처벌하고 법정형을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높이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형법 개정안을 31일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3월 개정된 형법은 간첩죄의 적용 대상을 기존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까지 확대했으며 9월13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적대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국가로 기밀을 유출하는 행위도 처벌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개정 형법상 외국을 위한 간첩죄의 형량은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적국을 위한 간첩죄에 적용되는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보다 낮다. 외국 기업이 범죄의 수혜자인 경우와 국가핵심기술 유출도 간첩죄 적용 대상에 명시돼 있지 않다.
산업기술 유출을 단순한 경제범죄가 아닌 국가안보 범죄로 다루겠다는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개정안은 외국 간첩죄의 범죄 목적에 ‘외국 기업을 위하여’를 추가하고 범죄 대상도 국가기밀뿐 아니라 국가핵심기술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법정형은 현행 3년 이상의 징역에서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높인다.
고 의원은 국내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이 해외 주요국보다 가볍다고 지적했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에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선고 형량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가 약 1조6000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18나노 D램 공정기술을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유출한 사건에서도 관련 범죄자에게 선고된 형량은 징역 6년4개월에 그쳤다. 고 의원은 대만과 미국에서는 유사한 간첩·기술유출 행위에 각각 10년 이상과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의원은 “전쟁이나 군사적으로 대치하지 않는 우방국이라도 AI와 반도체 등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첨단산업의 핵심기술을 유출하면 경제적 간첩범으로 정의해 엄벌하는 입법 정책적 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