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와 자율주행 시장이 성장할수록 핵심 기술을 모두 직접 개발하는 테슬라식 수직계열화보다 글로벌 빅테크와 역할을 나누는 현대자동차그룹식 수평적 협력 모델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은 29일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찐코노미’(연출 이은지)에 출연해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ㆍ휴머노이드 전략을 비교하며 기술 산업의 초기와 성숙기에 따라 유리한 사업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 센터장은 먼저 테슬라의 핸들과 브레이크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미국 네바다주 운행 승인과 텍사스주 오스틴 실증 과정에서 처음부터 대규모로 투입되기보다는 대여섯 대 수준의 소규모 운행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초기에는 사고 위험을 낮추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고, 관련 인프라가 갖춰진 뒤 운행 대수를 1000대 이상으로 빠르게 확대하는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는 무선 충전과 무인 관리 인프라를 꼽았다. 무인 택시의 충전이나 세차 과정에 사람이 투입되면 인건비가 발생해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차량 운행뿐 아니라 관리 과정까지 자동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 센터장은 테슬라가 특허를 확보한 무선 충전 패드와 차량 내부 오염물을 처리할 수 있는 세척 설비 등 오프라인 거점 인프라가 갖춰져야 사이버캡의 대규모 배치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 전용 추론 칩을 둘러싼 경쟁도 중요한 변수로 짚었다. 자율주행차는 통신 연결이 끊긴 상황에서도 센서와 카메라로 수집한 데이터를 차량 내부에서 실시간 처리해야 하는 만큼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결합된 전용 칩의 성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하드웨어 칩을 설계한 뒤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기는 것처럼 구글 웨이모 역시 전용 칩 설계를 내재화해 비용 절감과 시스템 최적화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활용하는 업체들은 소프트웨어 접근성에서는 이점이 있지만 고가의 칩을 차량마다 탑재해야 해 원가 관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수직계열화 전략은 기술 산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빠른 실행력 측면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봤다. 강 센터장은 1908년 포드가 모델 T를 생산할 당시 제철소와 타이어 공장, 유리 공장까지 사내에 두는 완전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구축했지만, 대량생산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전문 벤더 중심의 수평적 분업이 확대됐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이를 현재 피지컬 AI 시장에 대입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배터리, 칩을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테슬라의 전략은 시장 형성 초기에는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지만,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각 분야의 전문 기업이 역할을 나누는 협력 생태계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구글의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두뇌로 결합하고 엔비디아 하드웨어를 활용하는 전략은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강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과거 자체 운영체제에만 매달리기보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협력해 글로벌 하드웨어 경쟁력을 키운 사례를 들며, 현대차그룹 역시 AI 두뇌까지 직접 개발하기보다 최고 수준의 빅테크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