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3배 올려 22억 권리금 계약 무산…대법 “다시 따져야”

입력 2026-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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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현저히 고액일 여지…적정 차임 등 추가 심리 필요”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법원.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법원. (연합뉴스)

상가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에게 종전보다 3배 넘는 월세를 요구해 권리금 계약이 무산됐다면, 적정 임대료 등을 따져 권리금 회수 방해에 해당하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천대엽 주심 대법관)는 임대인 A 씨가 기존 임차인 B 씨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 소송과 B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반소 상고심에서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 씨는 2001년 9월께부터 A 씨 소유 상가에서 약국을 운영했다. 2018년에는 보증금 1억원·월세 600만원·임대차기간 2년 조건으로 다시 계약했다.

이후 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됐으나 A 씨는 2023년 4월께 B 씨에게 월세를 기존 6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양측이 합의하지 못하자 A 씨는 같은 해 9월 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그해 말 임대차가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B 씨는 같은 해 10월 신규 임차를 희망하는 C 씨와 권리금 22억원에 권리금 계약을 맺고 이를 A 씨에게 알렸다. 그러나 A 씨는 C 씨와 새 임대차계약을 협의하면서 보증금 5억원과 월세 2000만원을 제시했다. C씨가 차임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이에 권리금 계약도 해제됐다.

A 씨는 임대차 기간이 끝났다며 B 씨를 상대로 건물을 인도하라는 소송을 냈고, B 씨는 A 씨가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며 손해배상 등을 청구했다.

1·2심은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가 신규 임차인에게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해 B 씨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고 인정하기에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에게 주변 상가의 임대료 등에 비춰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해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대법원은 ‘현저히 고액’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 주변 상가의 차임·보증금뿐 아니라 기존 임차인에게 받던 차임·보증금과 신규 임차인에게 요구한 금액의 차이, 해당 상가의 시세와 적정 차임, 거래 관행과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에서 A 씨가 신규 임차인에게 요구한 월세 2000만원은 기존 월세 600만원의 약 333%에 달했다. 보증금과 월세를 합산한 환산보증금 역시 기존 7억원에서 25억원으로 약 357% 수준이었다.

대법원은 "기존 임대차계약의 차임 및 보증금과 신규임차인에게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의 액수 차이만으로 현저히 고액인지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의 차임 및 보증금의 차이는 현저히 고액이라고 볼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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