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매수세 위축 전망…"당장 집값 급락은 제한적"
전세의 월세화 가속 가능성…PF 금융비용 상승 압력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로 올리면서 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 시장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30·40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의 영향이 고가 주택보다 대출을 많이 활용하는 중위가격대 주택 시장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15억원 미만 주택은 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받는 수요자가 있어 이들의 이자 부담과 매수 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와 30·40대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시중 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신생아·신혼부부 대상 정책대출로 수요가 더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도 "대출 총량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인상된 것은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25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대출이 제한적인 만큼 대출을 많이 활용하는 중위 수요층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강남권보다는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나머지 지역의 주택시장이 이번 금리 인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주택 매수에 나섰던 30대의 내 집 마련 수요도 한동안 숨을 고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가 주택일수록 자기자본보다 대출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임대차 시장 불안에 주택 구입이 적극적이었던 30대 내 집 마련 수요 유입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다"며 "중저가 주택 등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요는 금리인상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일부 지역은 당분간 포모(FOMO·소외 공포)로 인한 주택 구입이 억제돼 거래량을 줄이고 가격 상승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 실소득이 줄어든 젊은 층부터 매수를 포기하거나 기존 주택을 매물로 내놓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거래 소강상태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번 인상이 당장 주택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함 랩장은 "높은 집값과 대출금리 인상,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주춤했던 거래 소강상태가 연말까지 더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만 수도권 중심의 주택공급 부족과 전·월세가격 상승 등이 가격 하방 경직성에 영향을 주고 있어 금리 인상이 당장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이라고 봤다.
박 위원도 "금리 인상의 무서움은 당장의 충격보다 누적적인 효과에 있다"며 "금리 부담이 임계점을 지나야 본격적인 주택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시기는 올해보다는 내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입주 물량이 여전히 적고 실물경기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가 오르더라도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만큼 큰 파장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시장에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많은 만큼 수요자들은 지나치게 낙관하기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월세 시장에서는 월세화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함 랩장은 "금리가 오르면 전세대출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전세의 월세전환 이율을 고려한 월세화 가속화가 예상된다"며 "임대인은 대출이자와 세 부담이 커질 요인이 있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돼 반전세 등 보증부월세 증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고 말했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과 주택 공급 시장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박 위원은 "시중금리가 오르면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특히 외곽 지역 상가는 자본환원율(Cap Rate)이 대출금리를 밑도는 '역마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침체로 공실이 늘고 연체율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반면 대출 활용도가 낮고 장기보유 성향이 강한 토지 시장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 랩장도 "주택공급 시장은 높은 공사비 속에 PF 등 금융비용이 올라갈 수 있어 분양가 인상 등 공급시장의 압박요인이 될 수 있겠다"라고 진단했다.
금통위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이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1년 9개월 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