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 3분의 1 이상 생산자단체 대표…수급불안 땐 매입 등 대책 이행

정부의 쌀 수급 정책이 남는 쌀을 사후 격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벼를 심기 전 적정 재배면적과 논타작물 목표를 정해 생산단계부터 공급을 조절하는 체계로 강화된다. 선제적 수급 조절에도 초과생산이나 가격 하락이 발생하면 생산자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위원회가 매입 등 대책을 심의하고 정부는 이를 이행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양곡관리법’이 27일부터 시행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8월 26일 개정된 법 시행에 맞춰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정비도 마쳤다.
개정법은 정부가 매년 양곡수급계획을 세워 쌀 수급 균형에 필요한 적정 벼 재배면적과 논타작물 재배면적 등을 미리 정하도록 했다. 수급계획의 범위도 기존 정부관리양곡에서 전체 양곡으로 넓혔다.
정부는 법 시행에 앞서 지난 2월 올해 적정 벼 재배면적을 지난해보다 약 3만8000㏊ 줄인 64만㏊로 설정했다. 전략작물 목표면적은 9만㏊로 정했다. 이를 뒷받침할 전략작물직불제 예산은 지난해 2440억원에서 올해 4196억원으로 약 72% 늘렸다.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을 지원할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정부는 전략작물직불제뿐 아니라 생산단지 조성과 시설·장비, 판로 등을 지원해 농가의 작목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양곡 정책 전반을 심의하는 양곡수급관리위원회도 신설된다. 농식품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생산자단체 대표와 유통업계·소비자·전문가·정부 관계자 등 15명 이내로 구성된다.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상은 생산자단체 대표가 맡는다. 위원회는 양곡수급계획과 정부양곡수급계획, 쌀 수확기 대책 등을 심의한다.
시행령은 수급불안 판단 기준의 범위를 쌀 초과생산량이 전체 생산량의 3~5% 수준이거나 햅쌀이 본격 출하되기 전인 7~9월 쌀값이 평년보다 5~8% 하락한 경우로 정했다. 양곡수급관리위원회는 이 범위 안에서 실제 수급안정대책 발동 기준을 결정한다.
위원회가 정한 기준 이상의 초과생산이나 가격 하락이 발생하거나 예상되면 위원회는 당시 미곡 가격과 생산량, 재고 등 수급 상황을 고려해 정부 매입 등을 포함한 수급안정대책을 심의한다. 정부는 심의 결과에 따라 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다만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서 초과생산량 전량을 정부가 자동으로 사들이는 구조는 아니다.
이와 함께 올해 5월 개정돼 27일 함께 시행되는 조항에 따라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에 정부관리양곡을 할인해 공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명문화됐다.
정혜련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양곡법 시행으로 쌀 수급을 사후에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방하는 체계가 보다 강화됐다”며 “향후 양곡수급관리위원회를 통해 생산자, 유통업계, 소비자 등이 함께 모여 신뢰에 기반한 양곡수급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