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9억→985억 낮췄지만 또 제동…용인 반다비 “더 못 기다린다”

입력 2026-08-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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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규모 줄이고 국비 최대치 확보…장애인단체 등 12곳 “체육권 보장해야”

▲용인 지역 장애인단체와 특수학교 학부모회 등 12개 단체 관계자들이 24일 용인시청 3층 브리핑룸에서 반다비 체육센터의 조속한 건립을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들은 세 차례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사업을 정상화해 장애인의 체육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재학 기자)
▲용인 지역 장애인단체와 특수학교 학부모회 등 12개 단체 관계자들이 24일 용인시청 3층 브리핑룸에서 반다비 체육센터의 조속한 건립을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들은 세 차례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사업을 정상화해 장애인의 체육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재학 기자)

“가족탈의실과 가족샤워실이 없어 보호자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추운 겨울 젖은 수영복 그대로 나오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달라.”

용인특례시가 사업비를 1659억원에서 985억원으로 낮춘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 사업이 세 번째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지역 장애인과 가족들이 직접 목소리를 냈다.

용인시는 국비 지원 최대액인 40억원을 확보한 뒤 시설 규모와 사업비를 잇따라 줄이고 50m 수영장 활용 방안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계획안은 세 번째 부결됐다.

성명 참여단체들은 “체육권은 선택이 아니라 권리”라며 사업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한국장애인경기도문화협회 용인시지부를 비롯한 장애인단체와 특수학교 학부모회 등 12개 단체는 24일 용인시청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용인 반다비 체육센터의 조속한 건립을 요구했다.

▲용인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 촉구 공동성명에 참여한 단체 관계자가 24일 용인시청 3층 브리핑룸에서 장애인이 체육시설을 이용하며 겪는 어려움과 시설 건립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재학 기자)
▲용인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 촉구 공동성명에 참여한 단체 관계자가 24일 용인시청 3층 브리핑룸에서 장애인이 체육시설을 이용하며 겪는 어려움과 시설 건립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재학 기자)

이들이 먼저 꺼낸 것은 985억원이라는 숫자가 아니었다. 장애인이 체육시설을 이용할 때 마주하는 현실이었다.

장애 특성상 혼자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하기 어려워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성별이 다른 보호자와 함께 이용할 가족탈의실과 가족샤워실 등이 부족해 시설 이용에 제약을 겪는다는 게 단체들의 설명이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도 탈의공간과 이동 동선, 수조 접근 등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단체들은 “장애인에게 체육활동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다”며 “건강을 유지하고 신체기능을 향상시키며 사회참여와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삶의 기본권이자 복지권”이라고 밝혔다.

이어 “용인 반다비 체육센터는 단순히 50m 레인이 있는 수영장을 짓는 사업이 아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운동하고 장애인 선수와 생활체육인이 함께 꿈을 키우며 장애인과 가족의 삶을 지지하는 지역사회 통합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용인특례시가 6월 공개한 지역 등록 장애인 수는 3만7757명이다. 성명 참여 단체들은 장애인 가족까지 포함하면 약 11만명이 장애인 체육환경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반다비 체육센터는 추진과정에서 사업규모와 사업비가 잇따라 조정됐다.

용인시는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 생활밀착형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 건립 공모에 선정돼 국비 40억원을 확보했다.

당시 계획은 처인구 삼가동 용인미르스타디움 임시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5만2452㎡ 규모로 50m 10레인 수영장과 2000석 이상 관람석, 수중운동실, 다이빙풀, 다목적체육관, 장애인 체력인증센터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었다. 총사업비는 1659억원이었다.

2025년에는 연면적 1만8920㎡, 총사업비 1200억원 규모로 조정했다. 이후 시의회에 제출한 사업비는 다시 985억원으로 줄었다. 최초 계획보다 674억원 감소한 규모다.

7월 제305회 임시회에 제출한 계획은 용인미르스타디움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체육센터와 2층 규모 주차타워를 건립해 2031년 6월 준공하는 내용이었다.

관련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은 2025년 제293회 정례회와 2026년 제301회 임시회에 이어 제305회 임시회에서도 부결됐다.

제305회 표결에서는 출석위원 8명 가운데 찬성 4명, 반대 3명, 기권 1명이었다.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지만 의결에 필요한 과반수인 5명을 확보하지 못했다.

시의회 심의에서는 지방비 부담과 사업 규모, 50m 수영장의 필요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다른 지역 반다비 체육센터와 비교해 규모가 크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용인시는 사업비 조정과 함께 50m 수영장의 활용방안을 설명했다.

전종수 용인시 체육진흥과장은 시의회 심의에서 50m 경영풀은 50m×25m 구조여서 평상시에는 가로 방향으로 나눠 25m 20레인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 때는 50m 공식 레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50m 수영장이 대회전용 시설이 아니라 평상시 생활체육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국비 40억원에 대해서는 반다비 체육센터 공모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전 과장은 “반다비 체육센터라는 이름을 걸고 공모를 신청해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최대치가 40억원”이라고 밝혔다. 당시 국비 40억원 가운데 약 28억원이 교부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용인시는 장애인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경영풀과 다이빙풀 외 보조풀을 장애인 특화 전용풀로 설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설계 전 단계여서 구체적인 시설 배치와 구성은 확정되지 않았다.

장애인 전문체육 선수들의 훈련공간 부족도 심의과정에서 제기됐다.

전 과장은 용인에는 장애인 선수가 안정적으로 훈련할 인프라가 부족해 타 지역이나 여러 공공수영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명 참여단체들도 50m 레인을 확보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훈련할 기반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의회 반대토론에서는 반다비 체육센터 건립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나왔다.

제305회 자치행정위원회 반대토론에서는 실제 장애인 수요와 시설 규모, 지방비 부담, 운영 적정성을 추가로 검토해 사업계획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심의에서 논의된 쟁점도 건립 필요성 자체보다 사업 규모와 재정부담, 시설 구성과 운영방식에 집중됐다.

용인시는 세 차례 심의를 거치며 사업비를 줄이고 시설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장애계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사업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공동성명에는 △한국장애인경기도문화협회 용인시지부 △경기도신체장애인복지회 용인시지부 △한국농아인협회 경기도협회 용인시지회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용인시지회 △쿰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경기도용인시지회 △한국척수장애인협회 △경기도장애인복지회 △반딧불이 △용인강남학교 학부모회 △용인다움학교 학부모회 △한국장애인부모회 용인시지부가 참여했다.

12개 단체는 “3만7757명의 용인시 장애인과 11만 장애인 가족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110만 용인특례시에서 장애인을 위한 수영장 건립은 지금도 상당히 늦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특성 때문에 수영을 꼭 해야 하는 장애자녀와 전문 수영장이 없어 불편을 겪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며 “사업중단이 아니라 장애인과 가족, 용인시민을 위한 해법을 찾아 반다비체육센터 건립을 정상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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