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겨눈 징벌적 과세⋯28차례 대책에도 집값 폭등 [정권별 부동산 세제 변천사中]

입력 2026-08-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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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규제 강화의 역설

부동산시장 수요 억제에 초점
다주택자 취득세ㆍ종부세 인상
투기과열지구 내 주담대 제한
임대차3법 시장불안까지 확대
무주택자 ‘패닉바잉’ 집값 급등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박근혜 정부가 규제 완화로 부동산 침체에서 벗어났다면 문재인 정부는 세금과 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집값 안정에 나섰다. 하지만 잇따른 규제에도 집값은 급등했고 공급 부족과 매물 잠김까지 겹치며 시장 불안은 커졌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와 다른 결과로 이어진 과정을 짚어본다.

침체했던 부동산 시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2015년부터 회복됐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됐고 저가 매물이 소진됐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등을 담은 ‘부동산 3법’ 통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 열기도 확산됐다. 박근혜 정부는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침체를 끝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빚내서 집을 사라’는 신호를 줘 가계부채 급증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정반대의 처방을 내놨다. 2017년 5월 출범 이후 6·19 대책을 시작으로 임기 내내 28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시계열 서비스에서 주택시장 정책으로 범위를 좁혀도 21차례다. 규제지역 지정, 대출 제한, 세율 인상 등 수요 억제 정책이 반복됐다.

출발점은 2017년 8·2 대책이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부활하고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했다. 다주택자에게 이듬해 4월까지 주택 매각을 압박했다. 그러나 집값이 잡히지 않자 이듬해 9·13 대책을 내놓고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최고 3.2%까지 인상했다.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도 원천 차단했다.

2019년 12·16 대책에서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봉쇄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금 부자만 집을 살 수 있게 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2020년 7·10 대책은 문재인 정부 세제 강화의 상징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저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늘고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몰리자 정부는 투자 수요 억제에 나섰다.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축소하고 다주택자의 취득세를 최고 12%, 종부세를 최고 6%까지 인상했다. 양도소득세 부담도 높였다.

하지만 세 부담 강화는 매물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높은 양도세 부담으로 주택을 매도하기보다 보유하거나 증여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증여가 늘고 매물 잠김 현상도 심화됐다. 수요 억제를 위한 세제가 오히려 거래를 위축시키고 매물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집값 상승세는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기준 2020년 한 해 아파트 매매지수는 전국 16.5%, 서울 22.0% 상승했다.

임대차 시장도 흔들렸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을 담은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세 물량이 줄고 신규·갱신 계약 간 가격 차이가 커졌다. 보유세 부담 증가분이 임대료에 반영되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도 커졌다. 급등한 전셋값과 집값을 지켜본 무주택자들의 ‘패닉 바잉’까지 겹치며 집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공급 측면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여러 차례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토지보상과 인허가, 지자체·주민 반발 등으로 단기간에 물량을 늘리기 어려웠다.

2020년 8·4 대책에서 태릉골프장·정부과천청사 부지 등을 활용해 3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교통난을 우려한 주민 시위와 지방자치단체 반발에 부딪혀 일부 계획이 축소됐다. 이듬해 발표한 2·4 대책의 공공주도 3080+ 사업 역시 도심 공공주도 개발이라는 물리적 한계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으로 인한 신뢰 추락에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수요 억제를 위한 세금·대출 규제와 공급 확대 정책이 엇박자를 내면서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세 부담을 높여 매물을 유도하려 했지만 매물 잠김을 심화시키고 공급 부족과 맞물려 집값 상승 압력을 키웠다는 점은 이후 부동산 정책의 중요한 반면교사가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올해 2월 평산책방TV에서 자신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실패했다고 인정해야 한다”며 “부동산 정책만큼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규제 완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규제 강화로 급격히 방향을 튼 부동산 정책은 세금과 규제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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