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깨가 아프면 흔히 ‘오십견’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어깨 통증을 나이 탓으로 여기고 참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밤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팔을 움직이기 힘든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석회성건염 등 다른 어깨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석회성건염은 어깨 관절을 움직이는 회전근개 힘줄에 칼슘 성분의 석회가 쌓이면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힘줄의 퇴행성 변화와 어깨 주변의 미세 혈류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석회성건염 환자는 2019년 10만5688명에서 2023년 14만8795명으로 4년간 40.8% 증가했다. 2023년 기준 여성 환자가 전체의 약 61%를 차지했으며, 연령별로는 50대가 4만7650명으로 가장 많았다. 주로 중년 이후 발생하지만 30~40대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단순한 노인성 질환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힘줄에 석회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석회성건염은 석회가 만들어지고 유지되다가 다시 흡수되는 과정을 거친다. 특히 흡수기에 주변 조직의 염증 반응이 심해지면서 갑작스럽고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별다른 외상이 없는데도 어깨가 끊어지거나 팔을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껴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있다.
다만 석회성건염은 오십견이나 회전근개질환 등 다른 어깨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환자가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다. 오십견은 관절낭이 굳으면서 스스로 팔을 움직일 때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팔을 움직여도 운동 범위가 제한되는 것이 특징이다. 회전근개질환은 팔을 특정 방향으로 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팔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어깨 통증만으로 질환을 판단하기보다 정확한 검사를 통한 감별이 필요한 이유다.
석회성건염으로 인한 통증이 장기간 이어지면 관절 움직임이 줄어 이차적으로 오십견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영상검사에서 석회가 발견됐더라도 실제 통증은 회전근개 파열이나 오십견 등 다른 질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어 주변 조직의 상태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진단에는 주로 엑스레이(X-ray)와 초음파 검사가 활용된다. 이를 통해 석회의 위치와 크기, 회전근개를 비롯한 주변 조직의 상태를 확인한다.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치료 방법은 석회의 크기와 위치, 진행 단계, 통증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증상과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고, 체외충격파 치료나 초음파 유도하 석회 흡인술 등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크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를 검토한다.
평소에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통해 어깨 관절의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은 한쪽 팔로 들기보다 양손으로 나눠 들고, 장시간 팔을 들어 올리는 작업을 할 때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다만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홍경호 세란병원 정형외과 상지센터장은 “어깨 통증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여기거나 일시적으로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석회성건염이 의심되면 석회의 상태뿐 아니라 회전근개 등 주변 조직의 상태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회의 위치와 크기, 진행 단계와 통증 양상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며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이나 야간통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본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