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 늘었지만 취업 비자 문턱 완화 과제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취업 관문인 구직비자(D-10)에서 전문인력 취업비자(E-7)로의 전환이 최근 4년 새 두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의 한국 취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의미지만, 취업 이후 국내 정착을 확대하려면 비자 제도를 더욱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본지가 법무부의 '외국인 유학생 국내 취업 실태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구직(D-10) 체류자격에서 취업비자인 E-7 비자로 변경 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2021년 1528명에서 2025년 3090명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변경 신청도 1712건에서 3263건으로 늘었다. 허가율은 매년 90% 안팎을 유지했다.
유학(D-2) 비자에서 곧바로 E-7으로 전환한 사례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허가 건수는 2021년 499건에서 2025년 599건으로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D-10 경유 사례보다 크지 않았다.
이는 상당수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직후 바로 취업하기보다 일정 기간 국내에 머물며 구직 활동을 한 뒤 취업비자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에서도 외국인 유학생의 공식 취업률은 33.4%로 전년(21.7%)보다 크게 상승했다. 반면 전체 졸업생 가운데 42.9%는 체류가 종료된 것으로 집계돼 취업률 개선에도 상당수는 한국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취업비자 전환 과정의 복잡성과 기업의 외국인 채용 부담이 유학생의 국내 취업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김지하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유학생 입장에서는 졸업 전부터 어떤 회사에 취업해야 비자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과정 자체가 복잡하다”며 “기업 역시 외국인을 채용할 경우 행정적인 부담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가 아니라면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은 대학 취업지원의 한계와도 맞닿아 있다. 기업의 채용 의사가 있더라도 직무와 전공의 연관성, 임금 기준 등 E-7 비자 요건을 충족해야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호인 경희대 국제처 글로벌교육지원팀 팀장은 “대학의 지원은 주로 재학 중 취업 준비에 집중되는 반면 실제 취업과 비자 전환은 졸업 이후 이뤄져 학교가 개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유학생의 국내 정착을 확대하려면 E-7 비자의 소득요건 등 전환 기준을 완화하고 재학 중 다양한 인턴십을 경험할 수 있도록 체류자격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역시 최근 외국인 유학생 정책의 초점을 단순한 유치에서 취업과 지역 정주로 옮기고 있다. 대학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지역 기업과 연계한 취업 모델을 확산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전문가들은 졸업 후 구직과 취업, 정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임동진 한국이민정책학회장(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는 "호주나 캐나다처럼 유학생들이 졸업 후 일정 기간 자유롭게 취업 경험을 쌓으며 현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들이 많다"며 "우리도 졸업 이후 취업과 정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유학생 비자제도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지난 4월 차관을 위원장으로 민관 합동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도 개선 협의회’를 발족해 해외 유학원 관리부터 시간제 취업제도 개선, 유학생 비자 플랫폼 구축,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유학생 정착 촉진 방안 등 유학생의 전주기 이민 경로를 논의하고 있다. 관련 논의를 종합해 오는 9월 최종보고를 내고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