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아 문 닫는 부산 소상공인…시가 직접 찾아가 파산·회생 돕는다

입력 2026-08-1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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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재기 원스톱 100일 프로젝트에 투입된 희망상담버스 (사진제공=부산시)
▲민생재기 원스톱 100일 프로젝트에 투입된 희망상담버스 (사진제공=부산시)

부산에서 파산·회생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3년 만에 신청 건수가 2.4배를 넘어선 가운데 폐업을 결심한 소상공인 10명 중 7명가량이 빚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가 파산·회생·채무조정에 필요한 상담부터 신청, 비용 지원, 사후관리까지 한 번에 연결하는 ‘민생재기 원스톱 100일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부산시는 19일 오전 9시50분 시청 국제의전실에서 부산회생법원과 BNK부산은행, 대한법률구조공단, 신용회복위원회, 한국자산관리공사, 부산지방변호사회, 부산지방법무사회 등 8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찾아가는 희망상담버스’ 운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 7월 1일 부산시가 발표한 1조3783억원 규모의 ‘부산 민생 100일 비상조치’ 가운데 하나다. 단순히 채무 상담 창구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시민이 여러 기관을 전전하지 않도록 관련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것이 핵심이다.

부산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부산 지역 파산·회생 신청 건수는 2022년 8263건에서 2025년 2만242건으로 급증했다. 3년 사이 1만2000건 가까이 늘면서 지난해에는 2만건을 넘어섰다. 빚을 감당하지 못해 법원 문을 두드리는 시민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소상공인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폐업을 결심한 소상공인의 68.5%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부채는 8531만원에 달한다. 폐업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대출금 상환’을 꼽은 비율도 45.5%에 이른다.

폐업 이후에도 빚이 남는 구조가 재기를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결국 파산이나 회생, 채무조정 제도를 얼마나 신속하게 연결하느냐가 재기의 관건이 되고 있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찾아가는 희망상담버스’ 2대를 운영한다. 버스는 원도심·중부산권·동부산권·서부산권 등 주요 거점을 정기적으로 돌며 현장에서 개인별 채무 상황을 진단하고 적합한 제도를 안내한다.

상담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파산·회생·채무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관계 기관과 전문가를 연결해 신청·접수와 서류 작성까지 지원한다. 시민이 법원과 금융기관, 법률기관 등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기관별 역할도 나눴다. 부산회생법원은 파산·회생 절차의 신속한 진행 방안을 검토·지원하고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신용회복위원회는 신청서류 작성과 채무조정 상담을 맡는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새출발기금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연계한다.

BNK부산은행은 이동상담버스 인프라와 현장 운영을 지원하고 부산지방변호사회와 부산지방법무사회는 파산·회생 신청 등에 필요한 심층 법률상담과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제도 이용을 포기하는 시민을 위한 비용 지원도 마련된다.

부산시는 파산·회생 신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임료와 서류발급비, 송달료, 인지대 등 관련 실비를 1인당 최대 100만원까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12월까지 파산·회생·채무조정 원스톱 서비스 200건 이상을 지원하고 정책자금 연계, 금융교육, 폐업 지원사업 안내, 법률·금융 복지 상담 등 후속 지원도 이어갈 방침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생업에 쫓기고 복잡한 절차와 비용 부담 때문에 꼭 필요한 파산·회생·채무조정 지원을 제때 받지 못하는 시민과 소상공인이 없도록 하겠다”며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직접 찾아가 상담부터 신청, 비용 지원, 사후관리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촘촘한 민생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업이 실제 재기로 이어지려면 상담 건수 자체보다 채무조정 이후의 삶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파산과 회생은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일 뿐이다.

폐업한 소상공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책자금과 재창업, 고용·복지 지원까지 얼마나 촘촘하게 이어붙이느냐에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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