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한미연합훈련 축소까지...갈수록 꼬이는 한미관계

입력 2026-08-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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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데이비드 맥 훈련·정보센터에서 연설 뒤 주먹을 쥐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데이비드 맥 훈련·정보센터에서 연설 뒤 주먹을 쥐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를 갑자기 지시한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전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과 ‘이벤트’를 만들어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통상과 안보를 가리지 않고 한미 간 마찰이 이어져 온 만큼 협상에 ‘비협조적인’ 한국을 압박하고자 한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초부터 계속된 한미 갈등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꼬여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라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힌 가운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8일 오후 용산 국방부를 방문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안규백 국방장관과 만나 UFS 훈련 축소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이례적인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 발표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트럼프가 이란전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을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직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의 글을 분석해보면 북한이 좋아할 만한 연합훈련 축소를 얘기하면서 미래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그때 한국이 패싱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 이란전에 기여하라는 압박”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 항행 관련 ‘군사적’ 기여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화답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기존에 사용하던 '실질적 기여'란 표현에서 군사적 기여 의지를 더 구체화한 것이다.

이란전 언급은 사족이고 북한으로 관심을 돌리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외교관 출신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연합훈련 축소는 김정은 나오라고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며 “미국 국민의 시선을 이란으로부터 딴 데로 돌리고 싶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한국에도 감정이 좀 있으니 안 붙여도 될 사족을 붙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보 사안을 언급하고 있어서 그렇지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느닷없는 훈련축소 발언 배경으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약 49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불만이 일부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한국과의 협상이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측을 두고 "역대 가장 느린 협상가들"이라고 불만을 표현했다.

한국은 지난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SGA·마스가)'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지만 나머지 2000억 달러의 구체적인 투자 사업은 아직 협의 중이다. 미국 정치권에 한국이 의도적으로 대미 투자를 지연하고 있다는 인식까지 번진 가운데 지난달 강경화 주미대사가 긴급 귀국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이재명 정부가 자신들과 협력할 의지가 없다고 볼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한국 정부를 비난할 수는 없고 지난번 미 법사위에서 나온 쿠팡 관련 보고서, 전작권 전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은 우회적으로 미측의 그런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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