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 수요 둔화를 딛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하반기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대규모 ESS 수요 증가와 북미 생산 확대, 중국 업체를 겨냥한 특허 경쟁력 등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윤석천 경제평론가는 15일 공개된 이투데이TV ‘찐코노미’(연출 이은지)에 출연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ESS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하반기부터 업황 회복의 수혜를 본격적으로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 평론가는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 EVE에너지와 해당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동공구 제조사들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ITC 제소는 일반 법원 소송보다 심리 기간이 짧고, 특허 침해가 인정되면 수입 배제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며 “미국 시장 진입 자체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압박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소송이 전동공구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과거 유럽에서 중국 신왕다를 상대로 특허 분쟁을 벌여 합의를 끌어낸 사례처럼 이번 전동공구 관련 소송 역시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특허전을 염두에 둔 ‘테스트’ 성격이 있다는 분석이다.
윤 평론가는 “궁극적인 타깃은 BMW 신형 iX3 등에 탑재되는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라며 탭리스와 분리막 관련 기술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이어 중국산 배터리의 특허 리스크가 커질수록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지식재산권 위험이 낮은 한국산 배터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SS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도 국내 배터리 업체의 반등을 이끌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과거 일반 발전사업자 중심이었던 ESS 수요가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맞물려 초대형ㆍ장주기 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평론가는 “올 하반기부터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초대형ㆍ장주기 ESS 수요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 사례로 구글과 미국 발전기업 CCE가 아칸소주에서 추진 중인 ‘스틸 리버 에너지 프로젝트’를 들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태양광 발전 2.5GW와 결합하는 2.9GW 규모의 초대형 ESS가 구축되며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공급한다. 상반기 전기차(EV)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부담도 일단락된 만큼 향후 가동률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란 평가다.
기존에 확보한 대규모 생산능력도 업황 반등 국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윤 평론가는 “업황이 안 좋을 때는 막대한 고정비 때문에 생산능력이 부담이 되지만, 턴어라운드 국면에서 주문이 쏟아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추가 증설 없이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캐파를 가진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SDI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2분기 실적에 반영된 관세 환급 효과는 일회성이지만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북미 생산량 증가에 따라 혜택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관세 환급은 일회성이지만 AMPC는 북미에서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계속 확대되는 구조적 요인”이라며 삼성SDI의 북미 생산 확대가 향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짚었다.
10월부터는 북미 생산라인 전환을 통해 생산되는 리튬인산철(LFP) 각형 배터리가 테슬라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유럽에서도 기존 프리미엄 차종 중심에서 폭스바겐과 현대ㆍ기아차의 볼륨급 모델로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중앙계약시장과 배전망 ESS 사업까지 더해지면서 윤 평론가는 “하반기 실적 가시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전기차 캐즘으로 한동안 부진을 겪었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AI 데이터센터발 ESS 수요와 북미 생산 확대, 특허 경쟁력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