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ㆍ2인 가구 시대에도 ‘국평 84㎡’⋯청년들이 고집하는 이유는 [T 같은 F]

입력 2026-08-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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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ㆍ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대에도 전용면적 84㎡, 이른바 ‘국민 평형(국평)’이 주거의 표준처럼 받아들여지면서 청년층의 주택 선택과 자산 인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본지 김지영 기자와 손윤희 박사는 1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T 같은 F’(연출 김성현)에 출연해 인구ㆍ가구 구조가 빠르게 변화했음에도 과거 다인 가구를 전제로 형성된 ‘국민 평형’이라는 기준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두 사람은 먼저 전용 84㎡가 주택시장에서 사실상의 표준 면적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 주목했다. 국민 평형의 뿌리는 1972년 주택건설촉진법과 함께 등장한 행정적 주택 면적 기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가구당 평균 인원 5.2명과 1인당 필요 주거면적 5평 등을 토대로 형성된 주거 기준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오늘날 전용 84㎡를 대표 평형으로 받아들이는 인식과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가구 구성은 크게 달라졌지만 주택을 바라보는 기준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2024년 국가데이터처 기준 1ㆍ2인 가구 비중이 약 65%에 달하는데도 전용 84㎡가 여전히 ‘기본적으로 살아야 할 면적’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년층의 전용 84㎡ 선호는 실제 필요한 주거면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2인 가구인 청년들조차 “무조건 청년들에게 84㎡를 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적정 주거면적을 바라보는 청년층과 기성세대 사이의 인식 차이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주택을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자산으로 바라보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전용 84㎡가 부동산 상승기에는 가격 상승폭이 크고 하락기에는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력이 높다는 경험이 축적되면서 청년층 사이에서도 투자 가치가 높은 대표 평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논의는 ‘국민 평형’이라는 표현 자체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압력으로 이어졌다. 두 사람은 2010년대 들어 ‘국민 평형’이라는 용어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전용 84㎡가 단순히 선호도가 높은 주택형을 넘어 한국 사회의 표준적인 주거 수준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굳어졌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춰 더 작은 주택을 선택하려는 사람조차 이를 부족한 선택으로 받아들이거나 주변의 시선을 의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필요한 공간보다 사회적으로 형성된 기준에 맞추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개인의 다양한 주거 취향과 선택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두 사람은 이 같은 현상을 심리학의 ‘동조 압력’과 연결해 설명했다. 다수가 선택한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면적이 가장 적절한 주거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그 기준에서 벗어날 경우 자신이 사회의 평균적인 삶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까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표준화’의 문제는 주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봤다. 중산층을 판단하는 기준에서도 실제 통계적 중위 수준과 별개로 ‘아파트 한 채’, ‘월 소득 600만~700만원’, ‘자산 10억원’과 같은 높은 조건이 사회적 기준처럼 학습되면서 객관적으로 중산층에 해당하는 사람조차 스스로를 더 낮은 계층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은 결국 1ㆍ2인 가구가 주된 가구 형태로 자리 잡은 현실에 맞춰 주거의 ‘표준’ 자체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가구 구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국민 ○○’식 획일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가구 구성과 생활 방식에 맞는 소형 주택 등 다양한 주거 선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다.

▲‘T 같은 F’ 화면 갈무리. (이투데이TV)
▲‘T 같은 F’ 화면 갈무리. (이투데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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