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고객, 더딘 정상화…홈플러스, 재개장 첫 주말 '기대 반 우려 반' [르포]

입력 2026-08-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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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 매대엔 가위·과일 코너엔 쌀…공급 정상화는 아직
첫날 매출 106억원…내달4일까지 회생 가능성 입증해야

▲15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구월점에서 재개장 이후 첫 주말을 맞아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15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구월점에서 재개장 이후 첫 주말을 맞아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고객 성원에 힘입어 행사 상품이 결품됐습니다.

15일 오후 인천 홈플러스 구월점 델리 매대에는 '당당 후라이드 치킨'이 모두 팔리고 결품 안내문만 남아 있었다. 재개장 이후 첫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 고객들이 카트를 끌고 매장을 오갔지만 활기 뒤에는 경영난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과일·채소 코너에는 쌀 포대가 쌓였고 냉장 매대에는 신선식품 대신 가위와 칼이 진열돼 있었다.

60대 고객 A씨는 "집이 가까워 자주 찾는 매장인데 임시휴업 전에는 물건이 너무 없어 살 만한 게 없었다"며 "오늘 와보니 그래도 어느 정도 매장 구색을 되찾은 것 같다. 꼭 다시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객은 돌아왔지만 매장 운영은 아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구월점은 임시휴업 전 두 개 층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했으나 재개장 이후 한 개 층으로 축소했다. 이마저도 전체 공간의 절반가량에만 상품을 집중해 놓았다. 우유·계란·음료 등 생활필수품은 비교적 고르게 채워졌지만 일부 냉장·냉동 매대에는 빈칸이 남았다. 같은 상품을 넓게 펼쳐 놓거나 식품 매대에 주방용품을 진열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메운 곳도 눈에 띄었다. 과일·채소 코너 중앙에는 과일 대신 쌀과 잡곡이 쌓여 있었다.

▲15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구월점 과일·채소 코너에 쌀과 잡곡이 진열돼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15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구월점 과일·채소 코너에 쌀과 잡곡이 진열돼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홈플러스는 임시휴업했던 전국 67개 점포를 13일 정식 재개장했다. 첫날 매출은 106억28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출은 18.6%, 방문객 수는 15% 각각 늘었다. 온라인에서 확산한 ‘홈플러스 가자’는 응원 움직임과 한우·당당치킨 등의 할인 행사가 고객 유입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1%, 입점 소상공인 매출은 12.9% 감소했다. 재개장 효과가 이어지려면 할인 행사에 몰린 고객을 붙잡고 상품 공급과 입점업체 영업을 안정적으로 회복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해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지만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공익채권 규모만 약 1조원에 달하는 데다 납품업체와 입점업체의 신뢰를 되찾고 안정적인 상품 공급망을 복원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9월 4일이다. 홈플러스는 이때까지 영업 정상화를 통해 생존 가능성을 입증하거나 매각을 성사시킬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재개장 첫날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반등의 신호를 보였지만, 할인 행사가 끝난 뒤에도 고객과 매출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개장 직후 고객이 몰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할인 행사와 응원 소비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일 가능성도 있다"며 "상품 공급과 입점업체 영업을 정상화하고 줄어든 매장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회생이나 매각 논의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구월점 냉장 매대에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15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구월점 냉장 매대에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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