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유통 나눴는데…퇴장은 누가 책임지나 [퇴로 막힌 조각투자]③

입력 2026-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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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8-1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발행·유통 인가체계 마련했지만 사업자 퇴장 이후 승계 규칙은 공백
신탁재산·수익증권 분리로 재산권 보호…플랫폼 기능은 자동 승계 안 돼
수익자총회·정보 이전·공시·정산 책임 담은 사전 종료계획 필요

조각투자 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는 제도화가 진행 중이지만 사업자가 문을 닫은 뒤 잔여 업무를 누가 이어받을지 정한 공통 규칙은 뚜렷하지 않다. 1세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이 잇달아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시장 진입뿐 아니라 사업 종료 이후를 다룰 제도 설계의 필요성도 커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 2월 개정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하위법규 개정안과 조각투자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추가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발행 전용 투자중개업, 9월 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인가 단위를 각각 신설하면서 조각투자 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는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금융위가 최근 개최한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2차 회의에서도 조각투자 발행·유통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그러나 공개된 논의 내용에는 사업자 퇴장 이후 업무 승계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 폐지에 앞서 사전 공고를 요구하고, 금융투자업 전부를 폐지할 경우 금융위 승인을 받도록 한다. 금융위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영업 양도나 금융거래 관련 계약 이전을 명할 수도 있다. 다만 플랫폼이 문을 닫은 뒤 정보 제공과 거래·정산 등 기존 기능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이어받을지 정한 일반적인 승계 절차는 뚜렷하지 않다.

투자자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장치는 작동한다. 부동산 조각투자의 기초자산은 통상 신탁재산으로 플랫폼 고유재산과 분리되며 수익증권도 연계 증권사 계좌 등에 기록된다.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대표변호사는 “사업자가 문을 닫아도 투자자는 취득한 증권을 계속 보유한다”며 “다만 이것이 투자원금 보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가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에서는 공백이 발생한다. 플랫폼이 담당하던 정보 제공과 공시 전달, 배당·정산 안내, 수익자 의사결정 지원, 민원 대응과 거래시장 연결을 신탁사가 자동으로 승계하지는 않는다. 해당 업무를 맡을 기관과 수행 기간·비용, 투자자 정보 이전 방식은 개별 계약과 사업자의 처리계획에 좌우된다.

실제로 금융위가 지난 2월 공개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루센트블록의 자체 처리계획에 따르면 회사가 발행 인가를 신청하지 않거나 인가를 받지 못하면 수익증권은 하나증권이, 부동산은 신탁사가 각각 관리한다. 신탁사는 이후 수익자총회를 거쳐 부동산을 계속 관리하거나 매각한다. 공통된 승계절차보다 사업자별 처리계획에 의존하는 구조다.

기초자산을 다른 조각투자 사업자가 인수해 계속 운용하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손실이 예상되는 자산을 다른 업체가 선뜻 인수하기 어려울뿐더러 업무 승계 절차를 마련하는 것과 실제 인수자를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업자 퇴장계획에는 수익자총회 소집 주체와 기한, 투자자 정보 이전, 후속 공시·배당·정산 책임, 승계비용과 장외거래소 이전 절차를 미리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 변호사는 “최악은 사업자가 신탁재산과 투자자의 수익권만 남겨둔 채 ‘알아서 하라’며 손을 떼는 것”이라며 “너무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향후 제도화 과정에서는 투자자의 재산권 보호뿐 아니라 사업 종료 이후 의사결정과 매각·정산 절차를 이어갈 통로를 마련하는 일도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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