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은 정유 업종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13일 밝혔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정유 업황 강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라며 “핵심은 전쟁보다 원유와 제품의 정상화 속도 차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전쟁 완화에도 석유제품 공급과 재고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높아진 정제마진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정유사의 이익과 배당 확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제품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전쟁 리스크 완화에 따른 유가와 주가 조정은 오히려 비중확대 기회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7월 걸프 지역 원유와 콘덴세이트 수출은 전쟁 이전의 61% 수준까지 회복했다. 반면 호르무즈를 경유하는 아시아향 경질·중간유분 수출은 40% 수준에 그쳤다. 러시아와 중동의 공급 차질, 낮은 재고로 제품 정상화가 원유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공식판매가격(OSP)이 8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원가 부담도 완화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제품 부족이 전쟁보다 길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6월 중순 이후 글로벌 정제능력의 6.2%가 공급 차질 영향권에 들어갔다. 러시아 피격 설비 규모는 341만배럴로 러시아 정제능력의 51%, 글로벌 정제능력의 3.3% 수준으로 추산됐다. 중동에서는 약 300만배럴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는 중동 정제능력의 25%, 글로벌 정제능력의 2.9% 수준이다.
중국 수출 증가분만으로는 공급 부족을 메우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중국 수출 증분이 6월 대비 7월 28만배럴, 8월 56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공급 차질분의 각각 13%, 19%만 보완하는 수준이다.
낮은 재고도 정상화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휘발유 재고는 7월 기준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이고, 중간유분 재고는 8월 기준 최근 30년 중 최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유 및 석유제품 재고도 2014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원은 “아람코 최고경영자는 호르무즈가 즉시 정상화돼도 고갈된 글로벌 석유재고 재축적에 약 18개월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설비 복구 이후에도 생산 증가분이 재고 비축에 우선 흡수되며 현물시장 정상화는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정유사의 2분기 실적에서도 높은 정제마진의 이익 전환이 확인됐다. 발레로의 정유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50% 증가했고, 엑손모빌 에너지 프로덕트 조정이익은 46%, 아람코 다운스트림 이익은 15% 늘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주요 지역의 높은 가동률에도 이익이 동반 개선되며 강한 정제마진의 실적 기여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S-Oil의 리레이팅 여력도 주목했다. S-Oil의 내년 영업이익은 3조원으로 올해 대비 감익이 예상되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 22%, 잉여현금흐름(FCF) 2조7000억원으로 높은 이익과 현금창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본적지출(CapEx)은 올해 2조1000억원에서 내년 5000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배당성향은 31%로 상향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내년 감익은 업황 훼손보다 올해 높은 기저의 정상화 성격”이라며 “대규모 투자 축소로 주주환원 여력은 오히려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S-Oil의 현재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로 과거 업사이클 평균 1.7배와 고점 2.1배를 밑돌고 있다. 이 연구원은 “현재 PBR은 과거 업사이클 평균을 하회해 업사이드 여력이 충분하다”며 “샤힌 프로젝트 가동 본격화와 추가 배당 확대 시 과거 고점 수준 재진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