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자·기업승계까지…복잡한 기준이 논란 키워 [혼란 키우는 오락가락 세제]

입력 2026-08-13 05: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6-08-1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재정경제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재정경제부)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이 부동산부터 금융투자, 기업승계까지 번지고 있다. 실거주 여부와 투자 대상, 기업가치 평가, 경영기간 등 세제 혜택과 부담을 가르는 기준이 곳곳에 새로 생기거나 강화되면서다. 정부는 정책 목적에 맞는 대상을 지원하고 과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복잡한 기준과 예외가 오히려 세법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12일 통화에서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과 관련해 "정부가 실거주를 너무 강조하니 이런 논란이 생긴다"며 "세금 탓에 주택을 마음대로 매매하기도 어렵게 됐는데, 이는 개개인의 노후 계획, 미래 설계 등을 왜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거주기간 각각 연 4%씩 최대 80%까지 공제하지만 정부안은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꿔 2029년부터는 거주기간에만 연 8%씩 최대 80%의 공제를 적용한다. 공제액 한도도 신설해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설정했다.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는 9억원으로 낮아지고,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기존 60%에서 내년 70%로 늘어난다.

홍 교수는 "해외에 있는 동안 (집을) 임대해주는 것은 세입자에게도 도움이 되는데 사실상 빈집으로 두고 가라는 것인데 국가적으로 손해"라고 말했다. 장기거주소득공제에 한도를 두는 방안에 대해서도 "물가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인데 장기간 누적된 양도차익이 일정액을 넘었다는 이유로 공제 한도를 설정하는 것은 위헌적 요소"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실거주, 장기거주가 제도적으로 부각되면 개인 입장에서 집을 사고팔기는 더 어려워지고 시장 거래가 위축된다"며 "실거주 수요자도 주택가격 변동에 맞춰 매매를 통한 이사가 어렵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 1주택자 종부세 납부유예에 대해서는 "결국 지연이자 등을 더해 향후 목돈으로 추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투자 세제에서도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혜택을 가르는 기준이 됐다. 정부는 국내 증시로 장기 자금을 유도하기 위해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는 대신 기존 ISA 납입·운용 방식을 손질하고 국내 투자에 혜택을 집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홍 교수는 "ISA는 저소득층,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고 고령자에게는 안정적인 유동 자금을 마련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며 "이런 목적의 투자를 꼭 국내로 제한하는 것은 제도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미경 미술기자 sssmk@ (재정경제부)
▲손미경 미술기자 sssmk@ (재정경제부)
이어 "국내시장이 좋지 않을 때 외국시장에도 투자해야 개인별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과 자본시장이 모두 좋지 않으면 가입자도 함께 큰 손실을 보는데, 굳이 국가가 나서서 투자 선택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상속·증여세에서는 정상적인 주가 하락과 인위적인 가치 훼손을 구분하는 기준이 쟁점이다. 상속·증여를 앞둔 기업의 기업가치 고의 훼손을 차단하겠다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저평가 기업의 주가를 상증세 과세 때 최소 30% 높여 평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러한 두 가지 주가 하락을 과세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자산을 낮게 평가하거나 회계 과정에서 이익 규모를 낮출 가능성은 있지만 그 결과로 형성된 주가와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하락한 주가를 명확하게 가려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홍 교수도 "모든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외면한 방안"이라며 "주가는 기업의 현재, 미래가치를 의미하기에 순자산이 많아도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없으면 내려간다"고 말했다. 이어 "세법상 평가액과 실제 주가 사이에 차이가 생기면 시장가치보다 더 높은 상속세를 부과하는 결과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세제개편안에 담긴 국내생산세액공제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전략산업 기업이 국내에서 생산·판매한 물량을 기준으로 법인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국내 생산설비 투자를 유도하고 제조 기반의 해외 이전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특례 도입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홍 교수는 "생산 능력과 판매는 별개 문제고 판매액을 예측하기는 더 어렵다"며 "경쟁자가 어디서 등장하고 제품이 얼마나 팔릴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세액공제가 있다고 기업이 투자를 더 하겠다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기업승계에서는 '30년 경영' 등의 기준이 논란이다. 가업상속공제는 공제 한도를 최대 1000억원으로 확대하면서 30년 경영과 전문기술·경영 노하우 등의 요건을 강화했다.

홍 교수는 기업승계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30년 경영 요건은 지나치다고 봤다. 그는 "중소기업은 30년 동안 살아남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업종 변경 없이 제조업을 30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태권V가 현실로”…李 “반도체 다음 먹거리, 7대 SEED로 준비” [종합]
  • AI 낸드 경쟁 판 커진다…삼성·SK, 기술·투자 승부
  • "8월 놓치면 끝?" 청년 통장·패스 혜택 살펴보니 [이슈크래커]
  • 삼성 초기업노조·SK하이닉스 통합노조 접촉…공동 성명 검토
  • 단독 '갑질·예산 유용' 의혹…교육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직무정지
  • 장원영 시구→르세라핌 트레일러까지⋯K팝, 어디까지 진출하는 거예요? [엔터로그]
  • 40% 껑충 뛴 '코스닥 비금속 지수'...비결은 반도체 소부장?
  • '차 전문 카페' 계속 간다면… 헤이티·차지·차백도 순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08.1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9,824,000
    • +0.07%
    • 이더리움
    • 2,663,000
    • +0.53%
    • 비트코인 캐시
    • 301,900
    • +0.57%
    • 리플
    • 1,425
    • -0.56%
    • 솔라나
    • 107,100
    • -0.09%
    • 에이다
    • 258
    • -1.53%
    • 트론
    • 474
    • +0.42%
    • 스텔라루멘
    • 225
    • -1.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0,370
    • +1.8%
    • 체인링크
    • 12,370
    • +0.49%
    • 샌드박스
    • 55.21
    • -2.4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