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모든 아동에게 접종을 권고하는 대상을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 풍진,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 폐렴구균 질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수두 등 11가지 질병으로 규정했다. 현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권장하는 17가지 질병에서 6가지 줄어든 것이다.
특히 홍역·볼거리·풍진을 한 번에 예방하는 MMR 복합 백신은 질병별 백신으로 분리해 서로 다른 시기에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코로나19와 B형 간염, 인플루엔자 등 일부 백신을 더 이상 모든 아동에게 일률적으로 권고하지 않도록 했다. 즉 부모와 의사가 해당 어린이의 위험과 이점을 논의하여 접종을 결정하는 ‘공동 임상 의사결정’ 백신으로 분류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백신과 자폐 스펙트럼을 명시적으로 연관시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날 행정명령을 사인하면서 백신과 자폐 스펙트럼을 연관 지어 언급했다. 그는 “수십 년 전에는 아이들이 오늘 필요한 백신의 극히 일부만 접종받았다”면서 “당시 사람들은 훨씬 건강했고, 지금처럼 자폐 발병률이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백신 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음모론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며, 제약업계와 의사들이 부모들에게 백신 접종을 강요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로버트 F. 케네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자폐증과 백신에 대한 연관성을 규명하라며 압박해왔다.
의료·과학계에서는 백신이 자폐 스펙트럼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소아과학회 앤드류 라신 박사는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 “전혀 필요 없는 불확실성, 공포, 혼란을 조장한다”면서 “백신과 그 효능에 대한 과학적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번 행정명령은 학교의 백신 접종 의무화 제도를 시행 중인 주(州) 정부들에게 백신 권고안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학령기 아동의 백신 접종 의무화 권한은 연방정부가 아닌 주 정부에 있다.
미국 의료계와 과학계에서는 백신 접종 간격을 늘릴 경우 아동이 감염병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백신 접종 권고 대상을 축소하면 예방 접종률이 떨어지고, 그 결과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감염병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에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질병별로 단일 백신을 접종하는 것보다 MMR처럼 복합 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2세까지 권장되는 모든 예방접종을 완료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홍역, 볼거리, 풍진 개별 백신은 현재로선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상태”라고도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