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사업자 C등급…몸집 커졌는데 호가공급 의무 '뒷걸음질' ['황금알' 낳는 ETF LP②]

입력 2026-08-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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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B등급 18곳 중 12곳, 석 달 만에 C등급으로
괴리율 초과 6월 1299건 ‘역대 최대’…7월도 864건
괴리율 기준 3%→2%…중대 위반 땐 신규 LP 제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대규모 수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유동성공급자(LP)의 괴리율 관리 성적표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올해 1분기 B등급을 받았던 증권사 18곳 가운데 12곳이 불과 한 분기 만에 C등급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전 분기보다 평가등급이 오른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ETF 거래량과 상품 수가 늘면서 LP의 호가·괴리율 관리 능력이 시장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ETF LP 평가 대상 증권사 26곳 가운데 19곳(73.1%)이 C등급을 받았다. A등급은 부국증권 1곳이었고, B등급은 BNK투자증권·교보증권·신한투자증권·한국에스지증권·한국투자증권·한양증권 등 6곳에 그쳤다.

1분기에는 A등급 1곳, B등급 18곳, C등급 7곳이었다. 이에 C등급 비중은 26.9%에서 73.1%로 늘었다. 거래소가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C등급 이하 비중이 7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두 분기 평가를 대조하면 등급 하향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1분기 B등급을 받은 18곳 가운데 12곳(66.7%)이 2분기 C등급으로 한 단계 내려갔다. B등급을 유지한 곳은 6곳에 그쳤다. 1분기부터 C등급이었던 7곳도 모두 같은 등급에 머물렀다. A등급 부국증권을 포함해 전 분기보다 등급이 오른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한국거래소는 LP의 의무 이행도에 40%, 적극성과 평균 스프레드, 평균 호가 수량에 각각 20%를 배정해 분기마다 평가한다. A는 ‘매우 우수’, B는 ‘우수’, C는 ‘보통’, F는 ‘미흡’이다. LP는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해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의 차이를 줄이는 역할을 맡는다. 충분한 물량을 꾸준히 공급하면서 호가 간격을 얼마나 좁게 유지했는지가 평가를 좌우한다.

ETF 시장가격과 실제 가치가 벌어진 사례도 크게 늘었다. ETF 괴리율 초과 발생 건수는 올해 1월 299건에서 3월 688건으로 늘었고 6월에는 1299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도 864건에 달했다. 급등락장에서 LP의 가격 조정 속도가 기초자산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동시호가 시간대에 호가 공백이 발생하면 괴리율이 확대될 수 있다.

2분기에는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출시되면서 LP의 관리 부담을 키울 요인도 더해졌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추가 거래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ETF 매수·매도 가격 차이인 스프레드 등이 LP의 수익원이 되는 만큼 시장조성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LP는 매수·매도 호가의 가격 차이인 스프레드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투자자가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호가 간격을 일정 수준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특히 C등급은 ‘보통’ 평가로 등급 자체에 직접적인 불이익이 없어 평가 결과가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관리 고삐를 조이기로 했다. 국내 ETF의 LP 괴리율 관리 의무 기준을 기존 3%에서 2%로 낮추고 증권사가 고의나 중과실로 관리 의무를 위반하면 신규 종목 LP 업무를 제한할 방침이다. 적정 괴리율을 위반한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도 신규 ETF 상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커질수록 LP가 스프레드와 헤지 거래에서 수익을 낼 기회도 늘어난다”며 “시장 외형 성장에 걸맞은 유동성 관리 체계를 갖추는 일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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