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에도 하반기 불안감 커지는 증권업계

입력 2026-08-0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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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금융투자업계가 1분기에 이어 또다시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에도 업계 분위기는 석 달 전과 사뭇 다르다. 실적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 대신 하반기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대형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1조21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6758억원, 68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키움증권 역시 789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1분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자산운용업계 역시 1분기에 이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는 등 말 그대로 ‘불장’이 펼쳐진 영향이 컸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만 해도 2분기에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이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지만 상승 추세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 3월 말 5000선이었던 코스피는 6월 9000선까지 돌파하며 한때 ‘코스피 1만’에 대한 기대까지 키웠다.

석 달 뒤 받아든 성적표는 예상대로 다시 사상 최고였다. 그러나 시장의 표정은 정반대가 됐다.

3분기 들어 코스피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9000선에 육박했던 지수는 6000선까지 밀렸다. 조정 장세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도 빠르게 얼어붙었다.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던 증시 대기자금과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 등 각종 지표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증시 거래와 연계된 위탁매매 수익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거래대금까지 감소하면서 하반기 실적을 낙관하기 어려워진 이유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7월부터 갑작스러운 지수 하락과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2분기 좋은 성적표를 받고도 업계가 위축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둘러싼 논란도 사상 최대 실적을 바라보는 업계의 표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의 원인 중 하나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지목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졌고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해당 상품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증권·운용업계는 상품 출시 이후 수수료 등으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는 잃고 업계만 돈을 벌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업계가 기대하는 가장 확실한 해법은 증시 회복이다. 시장이 다시 상승 궤도에 올라 투자심리와 거래대금이 살아난다면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계를 향한 날 선 시선도 한층 누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축배를 들지 못하는 증권업계에서는 증시 상승을 위해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8월 들어 증시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고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 역시 회복 국면에 접어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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