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부터 아기 사자까지…‘에버랜드의 여름 밤’이 기다려지는 이유[가보니]

입력 2026-08-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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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반딧불이 축제에 관람객 발길 이어져
밤이 되자 더 활발해진 사자·호랑이·불곰
주키퍼 손길로 지켜낸 생명과 자연의 가치

▲에버랜드, 반딧불이 체험 '한여름밤의 반딧불이 축제' 현장 (사진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 반딧불이 체험 '한여름밤의 반딧불이 축제' 현장 (사진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보면서 소원을 빌어보세요."

사방이 깜깜해지는 순간 갑자기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니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숲을 가득 메웠다. 별빛이 쏟아지는 듯한 풍경에 숨을 죽인 채 눈앞의 장관을 바라봤다. 도심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여름밤의 풍경이었다.

6일 찾은 에버랜드는 한낮 폭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해가 기울자 사람들은 하나둘 야간 콘텐츠를 찾아 움직였고, 가장 긴 줄이 이어진 곳은 '한여름 밤의 반딧불이 축제'였다. 지난달 24일 개막한 이 축제는 올해 체험장을 전면 무료로 개방하면서 입소문을 탔고, 오픈 보름 만에 누적 관람객 3만 명을 넘어섰다.

체험은 주키퍼의 설명으로 시작됐다. 실내 교육장에서 반딧불이의 한살이 과정과 발광 원리,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 등을 영상과 함께 들은 뒤 체험장으로 이동했다. 반딧불이는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성충이 되기까지 약 1년이 걸리지만, 성충으로 살아가는 시간은 약 2주에 불과하다. 짧은 생애 동안 짝을 찾기 위해 빛을 낸다는 설명을 듣고 체험장으로 들어서니 반짝이는 불빛 하나하나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체험장 밖에는 '별빛 캠핑'을 주제로 꾸며진 포토존과 캠핑 의자, 모닥불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다. 여름밤 캠핑장에 놀러 온 듯한 분위기 속에서 가족과 연인들은 사진을 남기며 반딧불이의 여운을 이어갔다.

▲에버랜드 사파리에 있는 기린 모습. (송석주 기자 ssp@)
▲에버랜드 사파리에 있는 기린 모습. (송석주 기자 ssp@)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올여름에는 조금 더 많은 분이 오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무료 운영을 결정했다"며 "예전에는 반딧불이 한살이를 직접 보는 체험 행사도 운영했는데 앞으로 그런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딧불이를 쉽게 볼 수 없는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환경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딧불이의 감동은 사파리에서 긴장감으로 이어졌다. EV버스에 올라 '썸머 나이트 사파리'로 향하자 사자와 호랑이, 불곰 등 맹수들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버스 안에는 긴장감을 더하는 음악과 유쾌한 해설이 흘러나왔고, 밤이 되자 더욱 활발해진 맹수들은 낮과는 다른 야생의 모습을 보여줬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나이트 사파리는 오픈 50일 동안 약 12만 명이 찾았을 정도로 여름철 대표 야간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여름밤 맹수 탐험 '썸머 나이트 사파리' 불곰 모습. (사진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여름밤 맹수 탐험 '썸머 나이트 사파리' 불곰 모습. (사진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정 원장은 "현재 방사장에는 약 30여 마리의 동물이 생활하고 있으며 동물사에는 다른 개체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 동물들의 건강 관리도 눈길을 끌었다. 방사장 곳곳에는 주키퍼들이 직접 설치한 셀터와 그늘막이 마련돼 있었고, 바닥과 풀에는 물을 뿌려 습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개체별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실내와 실외를 오가며 관리하고, 영양제와 습식 먹이, 얼린 고기 형태의 특식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정 원장은 "극한 날씨여서 동물들도 힘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개체의 상태를 살펴 가장 적합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수의사들과 함께 영양 관리와 건강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버랜드 사파리에 있는 아기 사자 '라온' (송석주 기자 ssp@)
▲에버랜드 사파리에 있는 아기 사자 '라온' (송석주 기자 ssp@)

사파리의 또 다른 주인공은 지난 5일부터 일반에 공개된 아기 사자 '라온'이었다. 에버랜드에서 8년 만에 태어난 수컷 사자 라온이는 출생 직후 어미가 돌보지 못하면서 주키퍼들의 인공포육으로 자랐다. 현재 몸무게는 5.5kg을 넘어섰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과 앙증맞은 몸짓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삼성라이온즈 양창섭 선수가 팀 마스코트 '블레오 패밀리'의 막내 캐릭터 이름을 따 '라온'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사연도 함께 소개되고 있었다.

에버랜드 동물원에는 현재 약 115종의 동물이 생활하고 있다. 60여 명의 주키퍼와 80여 명의 동물관리 인력이 함께 동물들을 돌보고 있다. 여름밤 반딧불이의 신비로운 빛과 야행성 맹수의 생동감, 그리고 새 생명의 탄생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어우러진 에버랜드의 밤은 무더위를 잠시 잊게 만들었다.

▲여름밤 맹수 탐험 '썸머 나이트 사파리' 전경. (사진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여름밤 맹수 탐험 '썸머 나이트 사파리' 전경. (사진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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