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공급 90% 이상 민간 정비사업 담당"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에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임대주택 비율 조정 등 법령 개정을 다시 건의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이 서울 주택 공급의 핵심축인 만큼 행정절차를 단축해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 가구 착공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이 지난 5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게 전달한 '2차 정비사업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공개하고,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과제를 정부에 제안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공급 부족 원인에 대한 현황 보고를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보고서에는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추진 현황과 공급 부족 원인,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과제 등이 담겼다.
보고서에는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이 단기적인 수요 증가보다 과거 정비구역 대량 해제와 신규 지정 억제, 각종 정비사업 규제가 누적되면서 발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하는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를 선택하거나 높아진 주거비 부담으로 청년과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늦어지는 등 공급 부족의 부담이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고서에는 재개발·재건축이 서울에서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주택 공급 수단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최근 3년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민간 정비사업이 담당했으며, 같은 기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사업 전보다 주택 수가 3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개발은 27.4%, 재건축은 44.2% 각각 늘었다.
서울시가 관리 중인 253개 정비사업 구역에서도 기존보다 39.2%의 공급 확대 효과가 예상됐다. 재개발은 29.7%, 재건축은 48.5%의 주택 증가가 기대된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에는 공급 기반이 약화한 배경으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공급 억제 중심 정책이 제시됐다. 당시 도시재생 중심 정책으로 기존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됐고, 주거정비지수제 도입과 주민 동의 요건 강화 등으로 신규 정비구역 지정이 크게 위축됐다는 내용이다. 특히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주택재개발 신규 지정은 한 건도 없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35층 높이 규제와 '역사·문화 흔적 남기기' 등 개발 제한 정책도 정비사업 추진 여건을 위축시킨 요인으로 보고서에 포함됐다.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부터 입주까지 장기간이 필요한 만큼 과거 공급 기반 축소의 영향이 현재의 착공·준공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중앙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 역시 사업 지연 요인으로 제시됐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으로 사업성이 낮아지고 추진 기간이 길어졌으며, 최근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강화 등 대출 규제와 공사비 상승에 따른 갈등까지 겹치면서 민간 정비사업의 추진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최근 2년간 공사비 갈등이 발생한 정비사업장은 26곳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 가구 착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표준처리기한제를 도입하고, 차례로 진행하던 절차를 병행 처리하는 방식으로 사업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에는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3년 한시 유예,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LTV 40%→70%),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75%→70%)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재차 요청했다.
서울시는 보고서 종합의견을 통해 "정비사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사업 기간을 늘리고 공급 시기를 늦춰 시장 불안을 키우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며 "과거의 공급 억제 기조로 회귀한다면 서울의 주택 부족과 시민의 주거 불안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행정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고 현장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조정해 민간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은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주택공급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