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팔고도 8년간 성과 공유…두산 인수대금 2.3조가 끝 아냐

입력 2026-08-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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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2034년 기준 EBITDA 초과분 일부 추가 지급
고객사 품질인증 4건 완료 시 최대 706억원 더해져
SiC 자산 처분이익도 공유

▲SK실트론 구미공장 전경 (SK실트론)
▲SK실트론 구미공장 전경 (SK실트론)

두산이 SK실트론 지분 70.61%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지만 실제 지급액은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실트론이 향후 실적 목표를 웃돌거나 특정 제품에 대한 고객사 품질인증을 마치면 두산이 SK에 추가 대금을 지급하는 ‘언아웃’ 조건이 계약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최근 SK와 체결한 SK실트론 주식매매계약 날인본을 공시했다. 기본 매매대금은 2조 3000억원이며 거래 종결 예정일은 내년 1월 31일이다. 이를 지분 100%로 환산한 가치는 약 3조2575억원이다. 순차입금을 더한 기업가치는 약 5조 8663억원으로 추산된다.

계약의 핵심은 2027년부터 2034년까지 8년간 적용되는 초과이익 공유 조항이다. SK실트론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계약상 기준을 넘으면 두산은 초과분의 40%에 인수 지분율 70.61%를 적용한 금액을 SK에 지급한다. 단순 계산하면 기준 초과 EBITDA의 28.24%를 나누는 구조다. 기준 EBITDA는 2027년 8900억원에서 2034년 1조 7000억원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고객사 인증에 따른 조건부 대가도 있다. 2029년 6월 말까지 특정 거래처를 대상으로 4개 품목의 품질인증을 완료하면 품목당 약 176억 5000만원을 지급한다. 네 품목이 모두 인증을 통과하면 추가 지급액은 최대 706억원이다. 고객사와 대상 품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추가 대금이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평가기관이 추정한 SK실트론의 2027년 EBITDA는 약 7260억원으로, 같은 해 계약상 기준인 8900억원보다 낮다. 현재 전망을 기준으로 하면 초과이익 공유 조건이 발동하려면 예상보다 강한 웨이퍼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SK실트론의 실리콘카바이드(SiC) 미국법인 등이 보유한 자산을 장부가보다 비싸게 처분할 때도 처분이익에 지분율을 적용한 금액이 SK에 돌아간다. 해당 조항에는 공개된 상한이 없어 최종 인수비용은 기본대금보다 커질 수 있다. 초과이익 공유 총한도 역시 공개되지 않아 전체 지급액은 현재로서는 산정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양측이 기업가치를 둘러싼 이견을 기본가격과 성과연동 대가로 나눠 절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은 초기 현금 부담을 낮추고, SK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신규 고객 확보에 따른 상승분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권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초기 인수가격을 낮추는 대신 실제 실적이 개선될 때만 추가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실적 악화 시 추가 부담은 없다”고 분석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추가 대금 대부분이 EBITDA 초과 달성과 품질인증 등 구체적인 성과를 전제로 해 두산의 부담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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