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 밀려난 신혼부부⋯오피스텔도 월세 100만원 시대

입력 2026-08-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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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규 월세 5건 중 1건 100만원 넘어
40~60㎡는 절반 이상⋯아파트 전세 대체 수요 몰려
정부, 2030년까지 비아파트 11만 가구 공급 추진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체에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체에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 A 씨 부부는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와 매매를 알아보다 오피스텔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기로 했다. 원하는 지역에서는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웠고, 그나마 나온 집도 보증금이 예산을 크게 웃돌았다. 매매는 엄두조차 내기 어려웠다.

A 씨는 "전셋집에 들어가면 냉장고와 세탁기, 침대 같은 가구와 가전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며 "내 집도 아닌 곳에 목돈을 들이느니 풀옵션 오피스텔에 살면서 집값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함께 오르면서 신혼부부와 가족 단위 임차 수요가 오피스텔로 밀려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의 대체 주거지인 오피스텔마저 수요가 몰리면서 월 100만원 이상의 고가 월세가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서 신고·공개된 오피스텔 신규 월세 계약은 총 2만 9730건이었다. 이 가운데 월세 100만원 이상 계약은 5853건으로 19.7%를 차지했다. 신규 월세 5건 중 1건꼴이다.

월세 150만원 이상 계약도 1643건에 달했다. 200만원 이상은 638건, 300만원 이상은 95건이었다. 상반기 서울 오피스텔 신규 월세의 중간값은 70만원 안팎이었으나, 100만~200만원대 계약이 늘어나면서 고가 월세 층이 두터워졌다.

특히 신혼부부나 가족이 거주할 만한 중형 이상 오피스텔에서는 월 100만원이 사실상 기본 가격대로 자리 잡았다. 전용면적 40㎡ 이하 오피스텔은 신규 월세 계약의 15.6%가 100만원 이상이었다. 반면 전용면적 40㎡ 초과~60㎡ 이하에서는 이 비중이 52.1%로 급증했다. 이어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는 74.8%, 85㎡ 초과는 82.3%가 월세 100만원을 넘었다.

고가 월세는 강남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상반기 월세 100만원 이상 신규 계약은 영등포구가 685건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송파구 673건, 동대문구 474건, 강남구 463건, 강서구 419건 순이었다. 여의도와 인접한 영등포구를 비롯해 신축 오피스텔이 집중된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 마곡 업무지구가 있는 강서구에서도 월 100만원 이상 계약이 잇따랐다. 강남권 고급 오피스텔에 국한되었던 고가 월세가 주요 업무지구와 역세권 전반으로 확산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수요가 유입되면서 서울 오피스텔 월세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8% 상승했다. 지난해 말보다는 1.65%,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7% 올랐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매달 0.2~0.3%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오피스텔 전세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세가격지수 역시 6월 들어 전월보다 0.15%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이에 대해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임차 수요 일부가 대체재인 오피스텔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어들자 주거 환경이 양호한 중대형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아파트에 집중된 주거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비아파트 11만 가구를 신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공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오피스텔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과거에는 오피스텔이 아파트를 보완하는 보조적 상품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사실상 경쟁 관계에 가깝다"며 "아파트를 매매하거나 전세로 구하기 어려운 젊은 세대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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